지구 기후변화 따른 온난화로 초콜렛 맛 변화?
카카오 열매 맛 차이..재배조건보다 기후조건이 결정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2-15 15:27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이 초콜렛의 맛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조건에 따라 카카오(또는 코코아) 나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

다시 말해 카카오 나무를 재배하는 방법이 다르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특정한 기후조건에 따라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독일 괴팅겐대학 지리학연구소의 비브케 니터 박사 연구팀은 미국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농업‧식품화학誌’(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11월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의 제목은 ‘5개 생산 시스템에서 환경적 생장조건이 코코아 열매에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고 화학적 조성에 미친 영향’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 나무는 적도 인근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자라는 품종이다.

전통적으로 카카오 나무는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이 혼재하는 “혼농임업” 숲 속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이 공기를 차게 해서 온도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는 데다 그늘을 만들어 주고, 지하수면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기 때문.

하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산출량을 높이기 위해 단일한 품종만 자라는 숲 속에서 카카오 나무를 재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조건에 카카오 나무를 노출시키고자 이 같은 재배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방식은 스트레스에 직면한 식물들이 손상을 억제하기 위해 스스로 각종 항산화 물질을 생성시키는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생성된 항산화 물질들은 카카오 열매의 품질에도 변화를 수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비브케 니터 박사 연구팀은 재배조건을 달리할 때 카카오 열매의 화학적 조성과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중남미 볼리비아에 소재한 코코아 농장 5곳에서 건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4월부터 9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카카오 나무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카카오 나무들은 햇빛을 그대로 조사(照査)받는 단일재배 숲 또는 혼농임업 숲에서 재배됐다.

이렇게 생산된 카카오 열매들은 발효 및 건조를 거쳐 분해됐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렇게 조건을 달리하는 농장에서 수확된 카카오 열매들이 화학적 조성 측면에서 단지 미미한 수준의 차이만이 나타났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단일재배 숲에서 자란 카카오 나무에서 열린 열매의 경우 페놀 및 다른 항산화 성분들의 수치가 미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수준에 그쳤던 것.

더욱이 이 같은 차이는 그다지 유의할 만한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

연구팀은 오히려 카카오 열매의 화학적 조성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후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건기여서 기온이 상승하고 토양의 습기가 감소했을 때 카카오 열매의 항산화 성분 수치가 증가하면서 지방 함량은 줄어들었음이 눈에 띄었던 것.

그리고 이 같은 격차가 바로 카카오 열매의 맛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데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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