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ㆍ캐릭터 그려진 식품 52% 건강에 백해무익
호주 NGO 186개 포장식품 조사결과 뜨끔함 앞서게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06-29 16:39   

슈퍼마켓에서 어린이용으로 발매되고 있는 식품들 가운데 전체의 절반 이상이 건강에 유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조사결과가 호주의 한 비정부기구(NGO)에 의해 공개되어 뜨끔함이 앞서게 하고 있다.

52%가 호주‧뉴질랜드식품표준기구(FSANZ)의 영양지수 기준을 적용해 판단했을 때 건강이 이롭지 못한 식품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에너지 함량이 지나치게 높거나 포화지방, 설탕 및 나트륨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설명이다.

비만정책연대(OPC)라는 이름의 이 비정부기구는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만화 또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186개의 포장식품을 조사한 결과를 27일 공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만화 또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어린이용 식‧음료 제품들은 스낵바의 경우 조사대상 30개 제품 중 87%에 달하는 26개가 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는 34개 제품 가운데 88%에 이르는 30개 제품들이 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스낵바에 비해 좀 더 높은 비율을 내보였다.

치즈스낵을 보더라도 조사대상 28개 제품 중 61%에 달하는 17개 제품들이 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어 궤를 같이했다.

심지어 아침식사용 씨리얼의 경우에도 41개 제품 가운데 32%에 해당하는 13개 제품들이 건강에 좋을 것이 없는 제품들로 분류됐다.

유제품 스낵류로 눈길을 돌려보더라도 53개 제품 중에서 19%를 점유하는 10개 제품들이 건강에 안좋은 제품들로 파악됐다.

비만정책연대의 제인 마틴 회장은 “이번 조사결과가 호주 어린이들의 27%가 과다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난 현실에서 공개된 것이어서 수많은 기업들이 건강에 유익하지 못한 식품으로 어린이들을 직접 겨냥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부모에게 구입해 줄 것을 조르는 효과를 염두에 두고 기업들이 겉포장에 만화 및 애니메이션을 삽입해 성인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자녀에게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을 사 주도록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마틴 회장은 지적했다.

특히 마틴 회장은 “어린이들이 천성적으로 재미와 화려한 색상의 캐릭터에 이끌리기 마련인데, 식품업체들이 이 같은 사실을 꿰뚫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어린이들의 부모를 통한 구매력을 식품기업들이 악용하면서 일종의 미필적고의를 행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틴 회장은 “중남미 국가의 한곳인 칠레가 비만을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건강에 유익하지 않은 식품의 겉포장에 만화를 삽입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틴 회장은 “이처럼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건강에 보다 유익한 식품들을 판매하는 데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어린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겉포장에 만화가 그려진 한 유명 식품 브랜드 제품을 보면 설탕 함량이 41%에 달했고, 또 다른 유명 식품 브랜드 제품의 경우에도 포화지방 함량이 100g당 17.5g에 이르러 고개를 가로젖게 했다.

한편 호주는 원칙적으로 식품광고에 대한 규제를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규제를 자율적으로 신설하거나 폐지토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것.

하지만 식품업계의 이 같은 자율규제가 식품포장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마틴 회장은 “호주에서 이처럼 식품업계의 자율규제가 미진한 가운데서도 식‧음료 겉포장에 만화 및 캐릭터를 삽입할 수 있도록 허용되고 있는데, 그 결과 어린이들을 타깃층으로 겨냥한 식품업체들은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말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어린이들을 겨냥해 정크푸드에 만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가 신설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도 정크푸드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마틴 회장은 결론지었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정크푸드 광고에 포위되어 있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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