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후코이단 항암 활용도 높이는 분자량 연구
정일훈 보건의료정보센터 이사장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09-28 10:09   수정 2016.09.28 10:14

 

후코이단은 갈조류에 함유된 항암성분으로 학자들은 물론, 암환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물질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미 1,400편이 넘는 국제학술지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현재도 매년 100여편 이상의 국제학술지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해조류 생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과 대만, 중국, 호주 등에서 후코이단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최근에는 남미나 유럽, 미주 지역 연구팀의 논문도 자주 보인다.

 

그런데 근래 들어 후코이단 연구에 대한 흐름이 과거와 달라진 것이 포착된다. 과거에는 ▲후코이단의 항암효과가 얼마나 강한지 ▲후코이단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항암효과를 발휘하는지 ▲황산기와 후코이단 효능의 상관관계가 어떤지에 대한 논문이 주를 이룬데 반해, 근래에는 후코이단의 분자량에 대한 연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후코이단은 사슬형태의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다. 해조의 다당류 성분이 길게 사슬을 이루고 중간 중간에 황산기가 달라붙은 형태다. 그러다보니 분자의 크기(분자량)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어떤 후코이단은 사슬이 길게 늘어지면서 분자의 크기가 매우 크고, 또 어떤 후코이단은 사슬이 짧게 잘리면서 분자의 크기가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후코이단을 연구하다보면 분자의 크기가 수백 Da(dalton : 분자량 단위)에서 수백만 Da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코이단의 분자량은 만드는 제조방식이나 제조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제조사가 다를 경우 똑같은 후코이단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구석이 있다.

학자들이 후코이단의 분자량에 집중하는 까닭은 분자량에 따라 우리 몸에서 발휘하는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 분자량 3만Da 이하의 후코이단을 저분자 후코이단으로 정의한다. 또 3만~10만 Da는 중분자, 10만Da 이상은 고분자 후코이단이라 지칭한다. 분자량은 결국 흡수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는 후코이단의 항암효과 및 기타 기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논문들을 훑어보면 저분자 후코이단과 중분자 후코이단, 고분자 후코이단이 서로 다른 역할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분자 후코이단의 경우 흡수율 좋기 때문에 종양에 도달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후코이단이 가진 혈전 용해기능, 혈행 개선 기능, 손상된 혈관을 재생시키는 치유기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암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혈관 손상 및 혈전 생성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저분자 후코이단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면 부작용 완화에 어느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중분자 후코이단의 경우는 저분자 후코이단에 비해 흡수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더 높은 면역증강 기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고분자 후코이단은 피부에 도포할 경우 높은 보습기능과 자외선 차단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후코이단의 분자량까지 구분해 생산할 수 있다면 항암물질로서 후코이단의 위상이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각각의 암 종류는 물론이고 섭취자가 처한 상황, 이를테면 수술을 앞두고 있는지, 항암치료중인지,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상태인지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분자량의 후코이단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풍부한 해조류 자원을 바탕으로 고품질 후코이단을 생산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리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분자량 연구와 같이 후코이단의 활용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차세대 기술개발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후코이단 분자량에 대한 좀 더 심도 깊은 연구는 물론이고 산업계의 생산기술 개발도 함께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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