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 가공하지 않은 생우유 안전성 논란 후끈
살균 안해 위험하다 vs. 위험성보다 효용성 크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9-16 15:06   

생우유(raw milk)란 일반적인 우유가 아니라 초원에서 방목을 하면서 풀을 뜯어먹으며 자란 젖소에서 짜낸 후 살균 및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은 신선한 우유를 말한다.

이 때 초원의 풀에 화학비료가 사용되어선 절대 안되고, 젖소에게 인공사료를 먹여서도 안된다는 까다로운 전제조건이 따른다.

그런데 최근 호주에서 생우유의 안전성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멜버른에서 3살짜리 소아가 살균하지 않은 목욕용 생유(bath milk)를 모르고 마셨다가 사망한 일이 발단이었다.

빅토리아州 정부는 이에 따라 사람들이 마시지 못하도록 쓴맛이 나는 고미제(苦味劑)를 가미해 유통시키도록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 관련, 시드니환경연구소(SEI)가 16일 시드니대학에서 ‘위험한 우유, 위험한 치즈’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이목이 집중되게 했다.

현재 호주에서 생우유를 유통시키는 것은 불법으로 금지되고 있다. 다만 미용용도(cosmetic purposes)에 한해 엄격한 관리‧감독하에 유통이 허용되고 있다.

생우유 유통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미치는 효용성이 공중보건에 위해를 초래할 개연성보다 크다는 주장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한 예로 생우유를 사용해 치즈를 만들면 칼슘 수치가 높을 뿐 아니라 맛도 훨씬 좋다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시드니대학 공중보건대학의 크리스토퍼 데겔링 박사는 “규모가 핵심”이라며 “생우유의 유통이 엄격하게 관리될 때 공중보건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예를 들면 전국적인 단위로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 생우유가 소비될 경우에는 개별 목축업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알아서 관리할 수 있겠지만, 일반 슈퍼마켓에서 생우유가 판매된다면 훨씬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치즈 제조업체 맥킨토시&바우먼 치즈멍거스社(McIntosh & Bowman Cheesemongers)에 재직 중인 국제적인 치즈 전문가이자 감식가로 알려진 클라우디아 바우먼 사장은 생우유 관련기준의 개혁을 촉구했다.

이제 호주 소비자들도 유럽 각국이나 영국의 소비자들처럼 다양하고 품질높은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우먼 사장은 “현재 호주의 규제기준은 정보와 교육, 직무수련, 품질인증, 위생 및 위험성 평가, 배치(batch) 테스트 및 추적가능성 등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지금 호주에서는 우유를 잘못 먹어서 죽는 사람들보다 축구경기를 하다 크게 다쳐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정부가 럭비시합이나 경기관람을 금지하려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데겔링 박사와 바우먼 사장은 이처럼 정반대 주장을 개진했음에도 불구, 모나슈대학 대학원 재학생 앨래너 린이 제시한 의견에는 전폭적인 찬성의 뜻을 함께 했다.

호주도 뉴질랜드처럼 농가 직구(直購) 형식으로 생우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의 눈높이를 다른 나라들과 맞춰야 한다는 것이 앨래너 린이 세미나에서 내놓은 의견이다.

앨래너 린은 “생우유를 유통할 때 대량취급을 제한하고 개별지역 단위로 허용하면 판매자를 추적할 수 있고 관리‧감독 또한 한결 손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이나 음주처럼 개별 소비자들에게 소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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