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람들 뜨거운 홍차사랑..급속냉각 모드?
최근 5년 감소세 뚜렷..과일차ㆍ허브티ㆍ녹차 등 부상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8-17 15:02   


영국사람들은 오후의 티타임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을 만큼 홍차사랑이 각별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각별한 영국사람들의 홍차사랑에도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이 완연하게 눈에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들의 69%가 홍차를 마시는 일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데 동의했음에도 불구, 최근 몇 년 사이에 홍차의 매출이 상당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

즉, 지난 2010년 6억9,900만 파운드에 달했던 영국 내 홍차 매출이 2015년에는 6억5,400만 파운드로 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물량을 기준으로 하면 같은 기간에 9,700만 킬로그램에서 7,600만 킬로그램으로 22%나 급감할 것이라 예측되었을 정도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민텔社는 지난 5일 공개한 ‘2015년 영국 홍차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전망했다. 더욱이 보고서는 오는 2020년에 이르면 영국의 홍차 소비량이 6,870만 킬로그램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티백 타입의 홍차 매출은 지난 2012년 4억9,1000만 파운드에서 지난해 4억2,500만 파운드로 뒷걸음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대체제품들의 매출은 갈수록 강세를 띄어 2012~2014년 기간에 티백 타입의 과일차 및 허브티 매출은 5,800만 파운드에서 7,600만 파운드로 31% 뛰어올랐음이 눈에 띄었다.

마찬가지로 스페셜 티백 매출도 지난해 6,300만 파운드에 달해 2012년에 비하면 15% 증가했고, 티백 타입 녹차 매출 또한 같은 기간에 3,600만 파운드로 50%나 급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과일차 및 허브티가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는 데 43%의 소비자들이 동의했다고 밝혀 급성장의 한 배경을 짐작케 했다. 녹차를 마신다고 답한 소비자들의 44%도 건강을 위해 음용한다는 답변을 내놓아 궤를 같이했다.

이에 비해 홍차를 마신다고 답한 이들은 60%가 전통이어서라는 점을 꼽았고, 43%가 원기회복을, 42%가 편안해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민텔社의 엠마 클리퍼드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과일차와 허브티, 스페셜 티, 녹차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홍차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식도락 문화도 홍차시장의 위축에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영국에서 홍차가 비스킷이나 케이크와 함께 마시는 문화가 형성되어 왔다는 점도 홍차시장의 퇴조에 영향을 미친 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지난 2009년 4억5,100만 킬로그램에 달했던 영국의 비스킷 매출이 2014년에는 4억1,300만 킬로그램으로 줄어든 것.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보고서에 인용된 조사결과에서 비스킷이나 씨리얼 바(bars), 크래커를 먹는 영국인들의 46%가 뜨거운 마실거리를 곁들인다고 답한 반면 41%는 설탕 함량이 높아 비스킷류를 예전처럼 자주 먹지 않는다고 답한 부분은 주목할 만해 보였다.

홍차를 마시는 이들의 86%가 “홍차는 비스킷 또는 케이크와 함께 먹기에 궁합이 어울리는 마실거리”라고 답한 것도 그 의미를 음미할 만했다.

클리퍼드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당분섭취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홍차를 비스킷이나 케이크와 함께 마시는 분위기가 퇴조하고 있고, 이것이 홍차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홍차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30%가 요리할 때 홍차를 식재료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데다 25세 이하의 연령대에서는 38%가 “그렇다”고 답해 새로운 시장의 창출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34% 및 29%가 아이스 홍차 또는 새로운 제형의 홍차에 높은 관심도를 내보여 같은 맥락에서 눈길을 끌었다.

클리퍼드 애널리스트는 “영국 특유의 전통적인 홍차문화와 다른 각도에서 홍차소비를 늘리는 데 관련업체들이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오후시간에 홍차를 마셔왔던 영국 소비자들의 습성에도 변화의 조짐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54%가 최소한 하루에 한번은 홍차를 마신다고 답한 가운데 76%가 아침시간에 마신다고 응답한 것.

또한 홍차를 마시는 16~44세 사이의 연령대 가운데 80%가 아침시간에 마신다고 답변했다. 시간대별로는 56%가 오전 6~9시 사이에, 27%가 오후 9시 이후에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6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61%가 아침시간에 홍차를 마신다고 답해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다만 66%는 오후시간에도 홍차를 마신다고 답해 하루아침에 많은 영국사람들의 습관이 180도 바뀌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