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소득 낮을수록 진단 늦어…국가검진 '비효율적'
All.Can Korea, 환자 중심의 효율적 암 치료 환경 조성 목표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2-10 13:48   
암 환자 소득 차이에 따라 환자가 종양을 최초 발견하는 경로와 암 진단 시 종양의 진행단계 및 전이 여부에 차이가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국가검진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으로 개선안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

가계 소득 낮을수록 증상 발현 후에야 암 검사, 진단도 늦어


암 치료 환경의 비효율 개선을 위한 단체 ‘All.Can Korea’는 12월 10일 발족을 알리며 495명의 암환자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본 조사의 취지는 암 환자가 겪는 한국 암 치료 환경의 비효율을 진단함으로써 환자 중심적인 암 치료 환경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조사는 암 관련 환우회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암 진단, △암 치료, △암 치료 후 사후관리, △암 치료 관련정보 습득 현황 및 경제적 영향 총 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천안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는 "설문 결과, 암 환자들은 최초로 종양 발견 시 ‘자각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아 발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가6대암검진 대상 암(위∙대장∙간∙유방∙자궁경부∙폐암)의 경우에도 자각 증상 발현 이후에야 검사를 받고 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38.1%로 가장 많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가계의 월소득이 낮을수록 두드러졌다.

암 진단 시 종양의 진행단계와 전이 여부도 암 환자 가계의 월소득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300만원 미만 환자는 1기에서 진단받는 비율이 35.5%였고, 600만원 이상 환자는 57.8%로 월소득이 높을수록 비교적 암의 초기 단계에서 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높았다. 4기에 암을 진단받는 환자의 비율은 대체로 월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최초 진단 시 암이 전이된 상태였던 비율도 300만원 미만은 18.2%, 600만원 이상은 8.4%로 2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그는 "이 같은 결과는 국가검진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이 높은 경우 직장에서 지원하는 종합 건강검진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지원을 줄이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추가 검진이나 비용 할인에 대한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정 교수는 "암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 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제적 지원에 밀려 심리적 지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결과에 따르면 암 환자가 생각한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고가의 검사비 지원’이 48.3%로 1위었으며 힘들었던 점을 해결할 지원사항으로는 ‘치료비 지원 및 관련 제도 안내’가 24.5%로 1위를 차지했다. 

정 교수는 "소득이 낮을 수록 사회복귀 의향이 높았으나 건강걱정 혹은 신체적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했고(60.4%) 사회복귀에 필요한 사항으로 건강관리 등의 추적검사를 지원 정책을 가장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이 높은 환자의 경우는 심리적 지지, 특히 가족을 위한 심리 상담 지원을 필요로 했다"면서도 "다만 현재 국내에선 아직 다학제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심리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All.Can Korea, 효율적 암 치료 환경 만들 것


한국백혈병환우회 이은영 사무처장은 "All.Can Korea는 암 환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저소득층 암 검진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과 암 환자의 심리적 지원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각종 환자지원을 위한 제도 및 법률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약제 보험급여나 약가 활동을 배제한 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All.Can Korea는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암 치료 환경의 비효율 개선을 위한 NGO단체 ‘All.Can Internatonal’의 최초 아시아 지부로, 환자 조직, 연구기관, 정책입안자, 전문가 협회, 후원 파트너 등 암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됐다.

All.Can Korea는 '암,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라는 슬로건으로 국내 암환자 및 생존자 암치료 비용 증가에 따라 암관리 전반에서 비효율 점검 및 우선순위 결정 논의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암환자 심리적 지원 중요성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 △저소득층 암 검진 비효율 개선 △각종 환자 지원을 위한 제도/법률 개선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All.Can Korea 최성철 대표는 “제약사가 후원사로 시작하지만 일반기업, 보건의료 단체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약가 문제를 벗어나 모두가 참여하는 건강한 공익적 사회공헌을 만들어보고자 한다"며 "가장 큰 목적은 심리, 사회복귀 등 돈 문제를 떠나 환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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