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인 헌팅톤병을 치료할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가포식’ 기전이 떠올랐다.
헌팅톤병(Huntington’s Disease)은 근육간의 조정능력 상실과 인지능력 저하 및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되는 진행성의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4번 염색체에 위치한 헌팅틴(Huntingtin)으로 알려진 유전자 돌연변이(mHTT)에 의해 발병한다.
mHTT는 신경 변성을 초래하고 단백질 합성 및 분해를 방해해 세포 기능 장애 및 생존력 상실을 초래한다.
때문에 제어할 수 없는 근육운동으로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무도증, 틱, 경련 등이 일어나고 말하는 능력과 기억력 감소도 나타난다.
아직까지 헌팅톤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는 없으며,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을 조절하고 완화시키기 위한 지지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MDPI의 온라인 저널 ‘CELL’에 게재된 마르타 박사(Marta Martinez-Vicente) 논문에서는 헌틴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가포식(Autophagy)’ 기전에 대해 설명됐다.
자가포식이란 세포가 영양소 결핍 상황이 됐을 때 자신의 단백질을 분해하거나 불필요한 세포 성분을 스스로 제거해 에너지를 얻는 활동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mHTT의 증식을 억제하고 신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경퇴행성질환 환자에게서 GABA라고도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시스템(Glutamate Glutamine Cycle, GGC)의 손상과 함께 글루타민 합성효소1(GS1)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점은 헌팅톤병에 걸린 시험용 초파리에게 GS1을 과발현시키자 자가포식 활동이 활발해지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이뤄졌다는 것.
연구팀은 “GS1을 과발현시키자 뉴런에서 자가포식 작용과 리소좀의 흐름(autophagic flux)이 증가됐다”며 “중요한 점은 선천적으로 자가포식 유도 관련 유전자가 부족한 초파리에게 이러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어떻게 나타나게 된 걸까. 연구팀은 세포 성장의 핵심 조절 시스템인 토어(TOR)의 한 요소인 인산화효소복합체1(TORC1) 활성 조절에 있다고 말했다.
뉴런에서 GS1의 발현이 신진대사 상태를 고갈 상태로 착각하게 만들어 아미노산 수치를 변화시키고 TORC1을 비활성화해 자가포식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리는 헌팅톤병에서 GS1의 발현에 따른 변화와 GCS의 역할을 밝혀냈다. 이는 차후 신경세포의 퇴화를 막으면서도 재생산 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알려진 헌팅톤병 치료제로는 테바의 ‘듀테트라베나진’이 무도증을 적응증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이오니스 파마슈티컬(Ionis Pharmaceuticals)의 ‘IONIS-HTT(Rx)’은 로슈와 함께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헌팅톤을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의 감소를 타깃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