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항암치료, 치료 넘어선 ‘예방’ 시대 열리나
T세포 활성화 물질 이용한 항암 ‘백신’ 연구 속속 등장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20 06:00   수정 2019.12.20 06:59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항암백신의 개발로 종양의 치료를 넘어서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주목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학과 이대호 교수는 최근 신촌세브란스병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예방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면역 치료를 넘어서 종양 면역 예방 가능할까’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암은 유전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이 되거나 바뀌면서 다양한 치료에도 내성을 갖는 유전자도 생겨나고 있다”며 “현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generation sequencing, NGS)로 최대 625개의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게 됐고 막대한 정보와 함께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혁명을 열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면역관문억제제는 높은 효과성에 비해 일부 환자에게만 반응이 나타나는데 최근 인터루킨 억제제, 인플라마좀(inflammasome) 등의 면역세포와 병용연구 결과, 반응율과 생존율을 모두 증가시켰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물질을 백신화해 투여하면 약물의 면역을 증강해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들이 확인됐다”며 “이는 면역세포를 통해 치료를 넘어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 면역학지에 게재된 미 조지타운대 연구진 보고서에서도 “연구팀은 또한 백신을 주입해 T세포를 먼저 활성화하거나 T세포의 기능 이상을 제거하면 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좋아진다는 걸 확인했다. 결국 면역관문 억제 항암제의 효능은 T세포의 활성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제약사들도 항암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T세포 강한 활성 반응을 유도하는 ‘수지상세포’를 타깃으로 한다.

피디씨 라인 파마(PDC line Pharma)의 비소세포폐암 대상 항암백신은 플라스마사이토이드 수지상세포(Plasmacytoid Dendritic Cell)를 기반으로 기존의 일반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한 항암백신 과제들보다 더욱 강력한 암 항원 특이적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현재 LG화학은 해당 백신의 임상 1상/2a상 과제를 도입해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파미셀은 진세노사이드Rg3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차세대 수지상세포 백신 제조방법을 획득했다. 이는 기존 수지상세포와 달리 강력한 항원 소재기능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특별한 형태의 수지상세포를 분화 및 증식할 수 있다. 파미셀은 이를 전립선암, 난소암의 차세대항암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적용할 계획이다.

SCM생명과학과 코이뮨은 전이성신세포암을 대상으로 수지상세포 암치료백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 기업은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고자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을 선택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면역항암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활발한 연구를 통해 향후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상용화될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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