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헬스케어 등 AI스타트업 육성 사례 주목
민관 합동 혁신 생태계 구축·인재 선점·AI윤리 문제 적극 대비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9-02 12:01   
영국 헬스케어 등 AI스타트업 사례를 통해 국내 관련 산업 육성 방안이 제시돼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신성장연구실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영국 AI스타트업 현황과 서비스 사례’에 따르면 영국에서 대표적인 헬스케어 분야 AI스타트업은 베이비론헬스(Babylon Health)와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다.

스마트폰앱 기반 AI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이비론헬스는 2013년 창업했으며, 2019년 8월 기준 6.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시가총액 20억 달러의 유니콘기업이다.

환자는 베이비론앱을 통해 질병의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AI 문진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전문의 또는 일반의와 연결해 화상·음성통화, 문자로 의료진-환자 간 원격진료와 처방이 가능하며, 제휴된 약국을 통해 처방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

영국의 국민의료서비스(NHS)은 베이비론헬스와 협력해 AI를 통한 환자의 진료예약, 의사 원격진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3대 디지털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는 베이비론과 협력해 사용자가 위챗(Wechat/微信)을 활용해 베이비론 AI의사와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창업한 베네볼런트AI는 데이터 분석 기반 신약개발과 처방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기업이다. 2019년 8월 기준 총 투자유치액은 2.6억 달러이며, 시가총액 21억 달러의 유니콘기업이다.

베네볼런트AI는 임상실험 결과와 학술자료 등 의료 빅데이터에 대한 AI분석으로 신약후보물질을 활용해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위한 신약이나 새로운 처방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이는 기존의 많은 의료 스타트업들이 대상 질병을 놓고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7년 존슨앤존슨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후보물질을 활용한 신약 개발·설계와 상품화를 맡고 있으며,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중장기 협정을 맺고 만성신부전에 대한 새로운 치료프로그램을 본격 개발 중이다.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영국 정부는 ‘인공지능 분야 민관합의’ 등 민관 혁신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육성하고 있다“며 ”영국의 AI스타트업은 머신러닝/딥러닝/이미지식별 등 기술을 바탕으로 보건서비스를 비롯해 기업환경, 소비자경험,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AI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공공 서비스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서비스의 외연을 확대하는 등 AI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를 보여주는 한편, 한정된 시장과 인재 선점을 위한 경쟁과 AI윤리 문제에 기업과 정부 모두 적극 대비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 테스트를 통한 시장성 파악은 AI스타트업의 스케일업에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 중 하나로, 준비된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훈련데이터의 조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며 “AI스타트업은 이를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 엑셀러레이팅 기관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거나 기업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콜라보를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부는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기술을 시장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국내 AI 인재의 국외 유출을 방지하고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의료 등 공공서비스의 혁신·개방, 기술융합 등을 통해 융복합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민관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AI인재 유치 및 전문대학원/AI융복합 학위프로그램 운영뿐만 아니라 산·관·학·연 연계 창업·취업 협력기제를 마련해 국내 인재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의 국민의료서비스(NHS)는 AI스타트업과 협력해 보건시스템의 혁신을 추진하고, 질병 예방·관리를 위한 다수의 공동프로젝트 추진 중이고, 2019년 영국 정부는 스마트헬스케어를 추진하고 있는 NHS에 대한 2023/2024 배정예산을 연 3.4% 늘리고, 5개의 AI의료센터에 5,000만 파운드를 투자하는 등 ‘AI+의료’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영국은 2050년까지 정부지원 AI 박사학위를 최소 1,000개 창출하고,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커리큘럼과 교사 양성·채용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영국 정부는 Tech Nation 등과의 협의를 통해 글로벌 인재의 비자를 확대했으며 앨런튜링연구소, EPSRC과 AI산업 창업·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협력기제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연구원은 민관 합동으로 민감 데이터 수집·분석에 따라 수반되는 AI윤리에 대한 사전 대응과 사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AI기술을 활용하는 글로벌기업의 사내 AI 윤리 규칙 등을 참고해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 운영에 맞게 기본 AI윤리 규칙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검토 및 보완해야 하며 안전한 데이터 취급은 기업의 윤리적 책임에 한정될 문제가 아니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감독 기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것.

영국은 데이터윤리혁신센터, 인공지능청의 데이터트러스트(Data Trust) 기제를 운영하면서 훈련데이터를 중심으로 민간·공공 기업간 안전하고 윤리적인 데이터 공유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유럽의 AI수도’로 불리는 영국은 유럽 AI스타트업 1,537개사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약 500개사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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