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손가락이나 손에 저릿한 느낌을 받는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방치할 경우 영구적인 신경손상도 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수부외과센터 정성호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의 정의와 증상 등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는 가정일만 하는데 왜 손이 저리지?’
손저림은 고된 수작업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충실히 가정일을 하는 주부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는 가사 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그 가사 노동의 중심에 ‘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흔히, 손이 저리면 혈액순환장애를 먼저 떠올리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온찜질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저림증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병에 의해서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이란?
손목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부위에는 뼈와 인대로 둘러싸여있는 ‘손목터널(수근관)’이 존재한다. 이 터널 안에 힘줄과 신경 등 10개의 구조물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내부에 약간만 부기만 생기더라도 상대적으로 약한 신경이 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여 터널 속의 9개의 힘줄이 과도하게 움직이게 되면 이로 인한 염증 반응으로 터널 내에 부기가 발생하고, 결국 신경이 눌리면서 저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에는 부기가 심해졌다가 해소되면서 저린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경험하지만, 더 진행되면 만성적인 부기로 인해 저림증이 심화되고, 엄지손가락의 운동 기능도 약화된다. 이러한 병적 변화를 의학용어로 ‘수근관증후군’ 혹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엄지에서 넷째 손가락 끝, 특히 밤에 저리다면 의심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을 경우 주로 엄지에서 넷째 손가락(약지)의 끝이 저리고 감각 또한 둔해진다. 특히 밤에 더 저리고, 심해지면 손이 저려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압력이 지속되는 한 신경의 손상 또한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최종적으로는 정중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되게 된다. 따라서 신경 손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터널내의 압력을 줄이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주사요법, 손 근육 위축되면 수술로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의 초기에는 손저림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는 터널내 염증의 완화를 통해 부기를 줄여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초기에는 소염제 투여 및 터널 내 스테로이드 주입, 손가락 힘줄의 이동 제한을 위한 부목 고정, 부기 조절을 위한 온찜질 등이 사용된다.
그러나 치료에 반응이 없고 지속적으로 저림증을 호소하거나 엄지손가락 기능이 약해질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수술은 손목터널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인 ‘가로손목인대(횡수근인대)’라는 조직을 손바닥쪽에서 접근하여 외과적으로 터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부분마취 하에 한 손을 수술하는데 대략 10분 가량이 소요되며, 손바닥을 2cm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없다. 1주일정도 부목을 이용해 손목을 고정하는데, 그 이후에는 손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수부외과센터 정성호 교수(성형외과)는 “손저림증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많지만, 대부분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하에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이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완치가 될 수 있는 질환인데도, 수년간 방치하여 심한 손저림은 물론 엄지손가락까지 사용하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매우 안타깝다. 손저림이 수차례 반복된 적이 있다면 반드시 수부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