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완치(Treatment-free Remission)란, 환자가 약물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재발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즉, 약 복용을 멈추고 살아가도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 채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인데, 얼핏 들으면 도달하기 쉬운 목표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기능적 완치는 특히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에서 실현 가능성이 점쳐지는 목표다.
기능적 완치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질병군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백혈병에서 유독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유럽 의약품설명서에 ‘무치료관해’라는 임상 정보를 포함한 최초의 CML 치료제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가 등록돼있는 것도 한 몫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 완치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투약 중단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다. 또한 약제 복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종, 근골격통, 근육통, 피로 등 각종 부작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2세 계획 등 필요한 시기에 약제 복용을 중단하는 휴지기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백혈병 환자가 기능적 완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만성골수병백혈병 공개강좌에서 발언한 김경하 교수(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에 따르면, 암 유전자가 0.1% 이하인 주요 분자학적 반응(MMR)보다 깊은 분자학적 반응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약물 복용을 중단해 볼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특히 2001년 BCR-ABL(암 유전자) 표적항암제인 1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이매티닙’의 등장 이후 백혈병은 불치병에서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변화했으나, 추적 검사에 대한 중요성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은 상태다.
백혈병의 치료 효과 판단과 향후 계획을 위해 실시하는 추적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각 치료시기 별 목표로 하는 반응이 있으며, 치료 3개월 째 BCR-ABL이 10% 이하를 달성할 경우라면 향후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
또한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상 반응(불내약성)은 약제 내성과 함께 2차 약제로 변경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기능적 완치에 도달하는 시간을 늘리게 된다.
신동엽 교수(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약물 부작용이 경미한 수준이더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심하게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환자가 부작용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약물 복용 중단과 관련해 진행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약물 복용 중단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지속적인 깊은 분자학적 반응(MR4.5) 달성이 핵심이다.
이 외에도 약물 복용 기간이 길수록, 분자학적 반응을 얻기까지 기간이 짧을수록, 분자학적 반응 유지 기간이 길수록, 반응의 깊이가 깊을수록 투약 중단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약물 중단 후에도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분자학적 반응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하며, 중단 1년째에는 1개월에 1번, 2년째에는 2개월에 1번, 3년째에는 3개월에 1번씩 기간을 늘려가며 지속적으로 관찰하도록 권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