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패싱 논란 "의대정원 1천명 확대라니" 파업 목소리 '솔솔'
의사 단체 총력 대응 선언 속 이렇다 할 표명없는 복지부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0-17 06:00   수정 2023.10.17 12:59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추진 방식과 규모 등에 대해 오는 19일 브리핑할 것으로 알려지자 의료계에서 파업 등 강경 투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의대정원 확대 발표가 금주 예정됐다는 소식에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특히 한 매체에서 ‘1000명 증원’이라는 보도까지 나오자 의사 단체에선 ‘파업을 해야한다’는 투쟁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6일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를 기정사실로 한 보도는 대한민국 의료계의 경악과 혼란을 초래했고, 수험생을 둔 학부모와 이공계 대학생의 미래를 뒤흔들어 사회 전체를 혼란으로 빠뜨리고 있다"며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의협과 전 회원은 모든 수단으로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각종 일간지에선 의대 정원 확대 방안과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의약분업 당시 줄였던 의대정원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안과 △정원이 적은 지방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 매체에선 해당 내용을 1면에 주요 소식으로 실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의사 인력을 1000명 이상 늘리라고 주문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또 복지부가 이 방안을 19일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라는 구체적 시기까지 보도됐다.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가동하며 관련 논의를 이어온 의협 대의원회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협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확대 규모와 방식을 확정할 경우 파업 등을 포함한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이날 의료현안협의체를 패싱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유감을 표하며, 오는 17일 오후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회의엔 전국 시도 의사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한개원의협의회장단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각 시도 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연이어 발표하고 정부에 항의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 발표 강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지금의 의료계 문제의 핵심은 의사 수가 아니라 필수의료에 지원하지 않는 의료 환경에 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의협 회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도 각각 대응에 나섰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협 35대 회장)는 언론 보도 이후 즉각 정부에 1대1 공개토론을 제안했다고 이날 밝혔다. 주 대표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대정원 확대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의대 입학정원 확대는 대한민국 의료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인숙 전 의원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계획이 무책임하다며 정부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무턱대고 의대 정원을 늘려 의료 대란을 일으키지 말라"며 "수가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언론 보도 이후에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 방향은 맞지만 그 규모나 방식, 발표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 "2025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준비해나갈 것"이라면서도 확대 규모와 방안 및 발표시기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19일 대통령실 발표는 정해졌고, 아마 엠바고가 설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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