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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르는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 중 일부가 정신질환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이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조현병학회는 6일 정신응급 또는 급성기 정신질환 상태 환자가 안정적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보호의무자 동의가 없어도 법원 판단에 의해 필요한 입원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학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하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 혼란 없이 시행해 인권과 치료가 동시에 보장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지난 4일 정신질환자 입원제도 전반을 검토하고 외래치료 지원 제도를 개선하는 등 정신질환자 치료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신건강복지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재개정 주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지난 3일 경기 분당 서현역 AK플라자에선 일어난 묻지마 범죄다.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해 10명 이상을 다치게 한 최모씨가 정신병의 일종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를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복지법은 2017년 5월 정신질환 증상이 심해도 타인을 해칠 위험성이 보이지 않거나 판단하기 모호한 경우엔 환자 동의 없이 치료가 불가능하도록 개정됐다.
실제 법 개정 후 국내 정신질환 환자의 입원 치료율은 매년 줄어들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조현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6년 2만 3131명에서 지난해엔 1만 8212명으로 21.3% 감소했다.
정신의학 학계에선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찾아 주려다가 치료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사법입원제'를 도입해 가족이나 의사에게만 주어지는 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 부담을 사법기관을 통해 국가가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법입원제는 이미 미국 대다수의 주와 독일, 프랑스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중증 정신질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질병이 있어도 조기에 치료받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의료·복지 시스템의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 도입을 주장했다.
조현병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병으로, 정신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암센터·아토피 센터 등 주요 신체질환 센터를 거점 의료 기관에 설치하는 것처럼 조현병 조기·집중치료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주장했다.
나아가 정신응급체계를 필수의료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톨릭관동대 정신건강의학과 기선완 교수는 7일 "사법입원이 거론된 만큼 당장 정신응급체계를 필수의료로 인정하고 전면적으로 확충하는 등 담대한 정신보건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급여 환자들은 입원 시 아직도 치료비를 국가가 정액제로 지불하는 차별적 제도가 수십 년 째 이어지고 있고, 그 결과 저가 입원비로 장기간 입원이 조장된다고 지적했다.
기 교수는 다만 사법입원의 추진이 정신질환을 앓는 당사자들에겐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해 법적으로 쉽게 입원시키려 한다는 의심이 들게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을 신속하게 찾아내 인권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치료를 받고 급성기 증상이 조절되면 퇴원해 다양한 재활서비스를 지역사회에서 받으면서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선 국민을 보호하고 강력범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입법 추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징역 또는 금고의 기간으로 무기(無期)를 규정하고 있지만, 무기의 경우에도 20년이 경과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사형이 어려운 만큼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를 제안했다. 한 장관은 취지에 공감한다며 사형제 위헌 여부 결정 이후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는 의미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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