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사태,위해영향 정확한 정보전달 없어 혼란가중"
시스템 문제 지적…제네릭 명명시스템·대체조제 표현 등도 문제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14 12:48   수정 2018.08.15 00:41
발사르탄 사태가 위해 영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지현 약사(동국대 약대 외래교수, 캐나다 약사)는 최근 서울시약사회지 8월호에 '발사르탄 사태, 정말 대체조제가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이 약사는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 원료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보도로 혼란이 있었다"며 "고혈압 환자는 약에 대해 불신을 갖고, 의사협회는 대체조제가 문제라며 약사 직능을 호도했지만, 사실 이는 시스템 상의 문제이다"라고 짚었다.

이 약사에 따르면,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는 WHO 국제암연구소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유기화학물질로, '발암 물질'보다는 '발암 가능 물질'이 좀더 정확한 명칭이다.

즉, 동물의 발암성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나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증거가 불충분한 단계를 의미한다는 것.

동물실험 결과 NDMA는 간, 신장 호흡기계 등에 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정량을 초과할 경우 사람에게도 잠재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 약사는 "중요한 것은 '일정량을 초과할 경우'와 '잠재적'이란 단어"라며 "아직까지 문제가 됐던 발사르탄 원료에 이 NDMA가 얼마만큼 양이 함유돼 있는지, 그로 인해 인체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정확한 결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 양이 미량인데다가 해당 원료가 아주 오래전부터 쓰여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문제 의약품을 복용해도 인체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라고 전했다.

이 약사는 "이런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 언론에서 저마다 자극적 보도를 하니 약사-의사 직능간 싸움으로 번졌다"며 "원료를 철저히 검사하지 않고 수입·판매 허가 기관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태를 두고 '제네릭 처방이 문제다', '대체조제 때문이다' 한동안 논란이 오갔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약사는 국내 제네릭 명명 시스템과 대체조제라는 말의 느낌이 불신을 조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약사는 "해외 제네릭은 제약사에 성분명을 사용해(ex 테바-발사르탄, 산도즈-발사르탄) 같은 성분의 약임을 알 수있으나, 국내는 국내 수많은 제네릭에 고유 이름을 붙이기 때문에 약사들도 검색을 해봐야 아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약을 각기 다른 신약처럼 보이게 만드는 명명법 덕분에 양심적인 대체조제에도 '처방과 다른 약'을 주는 약사로 의심받을 뿐더러 '대체조제'란 말의 뉘앙스도 '좋은 약을 나쁜 약'으로 대체해 버리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지현 약사는 "우리가 환자에게 제네릭을 복용하는 것이 약효에 지장이 없음을 홍보하려면 국내 제네릭 품질관리가 수반돼야 한다"며 "더 이상 중국산이 문제라든지, 대체조제가 문제라든지 하는 근본적 대책 없는 말로 시스템 개선 없이 약사직능만을 호도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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