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회무는 그야말로 찜통 더위 속에 있는 듯하다.
조찬휘 회장은 약사회 회무 장악력을 잃어 전국약사대회와 FIP대회를 함께 열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고, 인적 쇄신안은 시작도 하기 전에 잡음을 내고 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이 '신축회관 운영권 1억원 가계약건' '연수교육비 2,850만원 유용' 등 회계 의혹으로 회원들의 민심은 '회비 납부 거부'를 선언할 만큼, 민심은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 18일 임시총회에서 불신임이 부결되고, 조찬휘 회장은 재빨리 인적 쇄신을 통한 회무 혁신을 공표했으나, 그 시도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고 있다.
조찬휘 회장 최측근 두 사람, 미묘하게 다른 쇄신안 거부
25일 두 건의 기자회견이 대한약사회에서 열렸다. 오전 10시에 열린 기자회견은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원 소장의 요청으로, 이어 12시에 열린 기자회견은 약학정보원 양덕숙 원장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대한약사회 임원으로 각각 의약품정책연구소장과 상근 약사정책연구원장, 약학정보원장과 대한약사회 부회장 직을 겸직할 만큼, 조찬휘 집행부의 핵심 인사로 평가 받아 왔기 때문에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졌다.
막상 뚜껑을 연 기자 회견 내용은 결국, 각자의 이유와 사정을 들어 인적 쇄신안에 포함돼 있는 의약품정책연구소와 약학정보원의 임원 사퇴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김대원 소장은 의약품정책연구소가 독립법인임을 강조하고, 약사회의 혼란에 포함시키지 말라며 조찬휘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열린 1차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겸직 문제가 지적되자, "연구소장이 겸직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봉사직으로 1주일에 두 번 정도 나오게 되는데 이래서는 정상적으로 독자 생존할 만큼 연구소를 키울 수 없다"며 겸직 타당성을 주장하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기자회견을 자청한 양덕숙 원장은 '신축회관 운영권 1억원 가계약'의 당사자인 이범식 약사문화원장과 동석했다.
조찬휘 회장과 더불어 가계약건의 당사자와 중계자인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증거 제시나 직접적이고 납득할만 한 해명이 아닌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데 그쳤다.
이 자리에서 이범식 원장은 1억원 가계약에 대한 당시 상황과 의도를 설명하고 "선의로 한 일이었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또 "1억원을 쾌척하면 뇌물이 될수 있기 때문에 가계약을 한 것"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어 양덕숙 원장은 거취문제에 대해 먼저 입을 열며 "대한약사회 부회장직에 대해서는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약학정보원은 현재 행정 및 민·형사 재판 등이 진행되고 있고, 팜IT 3000의 보급 등 마무리 할 일들이 많이 있어 그만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회관 운영권 계약건으로 조찬휘 회장의 검찰 고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며 양 원장은 사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비상회무혁신위원회' 누가 누굴 평가하나
조찬휘 회장의 가장 최측근이자 겸직으로 논란을 일으켜온 김대원 소장과 양덕숙 원장이 사퇴의사가 없음을 밝혀, 조찬휘 회장이 야심차게 제시한 인적 쇄신은 사실상 유명무실해 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대한약사회는 25일 인적 쇄신과 회무 전반에 대해 평가하고 약사회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기구인 (가칭)'비상회무혁신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비상회무혁신위원회는 총사퇴를 결의한 임원들의 업무 성과 등을 평가해 사직 유무를 결정하는 역할도 수행 할 예정이었다.
조찬휘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지역 약사회장이 전체 224명 중 116명으로 과반수가 넘어간 상황에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조찬휘 집행부의 회무 혁신이 회원들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지역의 한 약사회장은 "조찬휘 회장이 사퇴하지 않는 한 누가 누굴 평가해 사퇴 유무를 결정하는지는 무의미하다"며 "가장 최측근도 거부하는 쇄신안을 회원들이 공감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