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임대료 천정부지 '건물주만 웃는다'
수십% 인상 요구에 약국경영 '빨간불'…묘수 없어 가슴앓이
임채규 기자 lim82@naver.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7-21 06:19   수정 2015.07.21 07:14

약국 임대료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건물주로부터 수% 인상은 예사로 받아 들여야 하는 정도고, 10%에서 50%가 넘는 수준으로 인상해 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다는 것이 약국 약사들의 말이다.

서울 지역 한 상가에 위치한 ㄱ약국. 하반기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임대료가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약국경영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ㄱ약국 A약사는 "5년 임대차 계약이 올해 가을로 마무리된다"며 "재계약 얘기가 나오면 임대료가 적지 않게 인상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임대료가 인상되면 약국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밤늦게까지 약국에 매달리며 운영에 나서고 있지만 적지 않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경영수지가 좋은 형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심가 대로변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ㄴ약국 B약사는 "가을께 재계약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늘 그랬듯 올해도 임대료 인상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ㄴ약국은 1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해 왔고, 매년 임대료를 인상해 왔다는 것이 B약사의 말이다.

B약사는 "간혹 인상된 임대료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거나 계약 기간을 2년으로 해 달라는 요구를 했더니 '싫으면 자리를 빼라'는 답이 돌아 온다"며 "지금 자리에서 수년만에 임대료는 2배 가까이 인상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임대료는 100% 가량 인상된 것이지만 금액으로는 1,000만원 가까운 수치라 웬만한 약국으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지만 약사들은 가슴앓이만 할 뿐이다. 민감한 부분이라 극도로 말을 아끼는 경우도 많다.

ㄷ약국 C약사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말아 달라"며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혹시라도 ㄷ약국 얘기라는 것이 알려지면 좋은 일은 없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약국 임대료 상승에는 중개업자의 역할도 하나의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적으로 약국만을 중개하는 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건물주와 접촉에 나서면서 약국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건물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ㄹ약국 D약사는 "중개업자라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가끔 온다"며 "임대료를 대폭 인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거나 권리금 얼마를 보장할테니 매도하라는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D약사는 "중개업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약국 임대료가 급격하게 인상되는 배경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며 "이럴 바에는 아예 대출을 받아서라도 기회가 되면 건물을 사들이든지, 적절한 자리에 건물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월간 500만원의 임대료를 감수하는 약국이라면 차라리 이 비용을 이자라고 생각하고 대출을 받아 또다른 방법을 모색하는게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금리를 3%로 가정하면 월간 임대료가 500만원이라면 20억원의 대출이자 정도가 된다.

또다른 E약사는 "말이 그렇지 십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다른 계기를 만들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다"며 "이래저래 약국에서 발생한 수익이 고스란히 건물주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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