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A씨는 오랜만에 종합병원을 방문했다가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처방전 2장을 받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남의 처방전이 잘못 전달된 것은 아닌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약국의 설명을 듣고서야 처방전 2매 발행이 의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기도 고양시 B씨 역시 집 근처 의원을 찾았다가 처방전을 2매 받아드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처방전 2매 발행이 의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동네의원에서 처방전을 2매 발행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든 상황이라 색다른 체험이 됐다.
'탈크 사태'를 경험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처방전을 2매씩 발행하는 의원이 조금씩 늘고 있다.
자체적으로 시행 규칙에 명시된 내용을 지켜 환자가 살펴보라는 의미도 있지만 해당 병의원에서 환자의 알권리를 챙기는 홍보목적과 처방전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다.
하지만 환자가 2매 처방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종의 해프닝이 생기기도 한다.
서울의 ㄱ약사는 "일부 환자의 경우 환자용 처방전은 약국에 제출하지 않고 직접 챙기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체조제나 다른 사항을 메모할 필요가 있어 2장 모두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주머니에 챙겨둔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처방전을 2매 발행하면서 약국제출용과 환자보관용을 구분하지 않아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처방전에 따로 약국용과 환자용 표시가 없는 경우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악용해 약국 2곳에서 조제를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한 약사회에서는 건강보험공단 본부장을 만나 처방전에 반드시 약국용과 환자용을 구분해 주도록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 처방전은 조제를 위해 약국에 제출하는 '약국용'과 환자가 보관하는 '환자용' 등 2장을 교부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도 상당수 병의원에서 처방전 2매 발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하는 환자가 익숙하지 않아 '색다른 경험'처럼 얘기되고 있다.
처방전 2매 발행은 그동안 규정은 있지만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처벌규정은 없는 상황에서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2항에는 처방전 2매 발행에 대해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발행에 대한 의무 규정은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처벌 규정은 없기 때문에 발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가할 수 없어 논란이 돼기도 했다.
때문에 과거 한 보건소에서 처방전 2매 발행 위반 시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가 '처벌규정도 없는데 무슨 근거로 행정처분을 내리려 하느냐'는 의료계의 반대로 논란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탈크 사태'를 거치면서 처방전 2매 발행이 조금씩 보편화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관리와 복용 등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처방전 2매 발행이 일반화되면 그만큼 이용자인 환자 역시 '색다른 경험'이 아니라 2매 발행에 익숙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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