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가격인상이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월 가격 인상을 앞둔 B제품을 놓고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가격비교를 하며 제품을 찾는 이들로부터 쓴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가격을 통일해 판매하자는 것.
옆 약국은 얼마에 판매하는데 왜 여기만 비싸냐는 물음이나, 50원 거스름돈을 준비하는 쪽으로 방법을 고민하느니 차라리 지역단위로 가격을 맞추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
실제로 일부에서는 B제품의 가격을 맞추는 논의가 거의 마무리되었고 1병을 500원, 1박스는 4,5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제품을 팔아서 남는 이익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B제품 판매가격이 해당약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일반의약품 가격의 척도가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일반의약품 공급가격이 인상되면 약국은 적지 않은 부담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약국에서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부분도 그렇고, 얼마전보다 왜 비싸냐는 물음에 가격이 인상됐다는 설명을 하는 일은 더 골치 아픈 일이었다.
때문에 지난 11일 열린 서울시약사회 정기총회에서 한 대의원은 "드링크 제품의 가격을 통일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자"며 이 부분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
일반의약품은 '판매자가격표시제'를 따라야 한다. 업체나 단체가 나서 가격을 담합한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이 될 수 있다.
주변 약국의 판매가격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약국마다 가격을 설정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놓고 가격을 통일하자는 논의가 있고, 실제로 가격이 담합된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약사법상 사입가 이하 판매 행위 등에 대해서는 관련 조항이 있지만 가격 담합에 대한 조항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약국마다 사정이 다른 상황에서 가격을 통일하는 부분이 지켜질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매출에서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크지 않은 대형약국이나 조제위주 약국이 동참하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판매가격을 공론화해서 결정할 경우 법적 문제를 동반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지역 단위로, 혹은 단위 약사회별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적절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소비 의약품에 대해 가격정찰제를 시행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대한약사회는 보건복지가족부에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정찰제'와 '일반의약품 가격 공동조사'를 시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판매자가격표시제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별 가격편차를 없애기 위해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을 정찰제로 운영하자는 것.
하지만 같은날 제안된 약사조사원을 활용한 일반의약품 가격 공동조사는 받아들여져 사실상 시행에 들어갔지만 가격정찰제는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판매자가격표시제 상황에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정부에서도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일반의약품의 가격인상이 계속되면서 약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거시적인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일선 약국·약사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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