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미사용자 신상신고 '선거에 악용될라'
주소지 약사회에 신고 검증절차 없어 허점…일부는 회비 대납도
임채규 기자 darkangel@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1-28 23:42   수정 2009.01.29 13:41

약사회 면허 미사용자의 신상신고가 선거에서 부적절한 방법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말 선거를 앞두고 높아진 이같은 우려는 규정상 면허 미사용자의 경우 주민등록상 주소지 약사회를 통해 신상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편법으로 다른 지역 약사회에 신상신고를 하더라도 걸러낼 방법이 없고, 심지어 신상신고에 필요한 소정의 회비를 대납하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

이같은 우려는 올해 12월 대한약사회 선거를 앞두고 각 단위 약사회를 통한 신상신고가 한창 진행중인 시점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기준으로 집계한 면허 미사용 회원은 700명이 조금 안된다. 전체 회원 규모로는 700명을 웃도는 회비 면제 회원 보다 오히려 적다.

인원은 많지 않지만 이들 면허 미사용 회원 역시 선거에서 1표를 갖고 있고, 그 영향력 역시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선거에서 이들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많은 회원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체 면허 미사용 회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서울시에 소속되어 있고, 서울시 한 구 약사회의 경우 80명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비율이 높을 경우 시군구 약사회 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게 되면 불과 수십표로 승패가 결정되는 경선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 일부 관계자들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면허 미사용자를 자신이 후보로 나서고자 하는 지역에 회원으로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회 관계자는 "경선으로 선거를 진행하는 시군구 약사회의 경우 이들 면허 미사용 회원의 향배가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면서 "선거에 대비해 사전에 신상신고 단계에서 이같은 편법을 일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편법이 가능한 것은 약사회 규정상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있는 약사회를 통해 신상신고 절차를 밟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검정할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신상신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신상신고 단계에서 이같은 편법을 막을 방법은 별로 없다"면서 "신상신고 때 주민등록등본을 첨부서류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면 어느정도 통제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면허 미사용자의 신상신고에 필요한 회비를 대납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

이들 면허 미사용 회원의 지난해 신상신고비는 서울시를 기준으로 48,000원.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면허사용 회원 보다 회비가 많지 않은 까닭에 선거를 앞두고 그해 회비를 대납하고 말그대로 '잘 부탁한다'는 식의 매표 행위가 염려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

한 약사회 관계자는 "연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한 후보의 경우 개인적인 자리에서 '(면허 미사용자의) 회비가 얼마나 된다고 그걸 (대신) 안해주냐'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고 "해서는 안되는 부정적인 것이지만 음성적으로 사용되는 선거비용을 감안하면 어찌보면 손쉬운(!) 선거운동 방법이라는 유혹은 떨칠 수 없을 것"이라며 걱정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구 약사회 관계자는 "이같은 행위를 부정선거운동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면허 미사용 회원의 회비를 대신 납부한다든가, 이를 지원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도 선거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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