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이면 약이 없다?
주5일제 영향 공급 차질…도매는 '효율 안나와'
임채규 기자 darkangel@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11-27 10:36   수정 2008.11.28 06:53

휴일을 앞둔 주말 오전, 개국 경력 5년차 구로구 A약사는 급히 소아과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인근 약국에 전화를 걸었다.

분명히 얼마정도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숫자파악이 제대로 안된 것인지 재고가 바닥이 났다. 요행히 옆 약국에서 이번에도 가져오기는 했지만 가끔 주말에도 주문 후 약이 공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주5일제가 보편화되면서 주말이 가까워오면 약국에 약이 없어 조제가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조제를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미리 파악해 주문을 하지만 주5일제 영향으로 공급이 여의치 않아 재고가 바닥나고, 인근 약국을 통해 조달하든가 조제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

구로구 A약사는 "통상 금요일에 재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주문을 하더라도 월요일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5일제 의무시행이 도매업소나 제약업계에도 일반화되면서 가끔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고 전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휴일을 앞두고 처방전이 늘어나는 금요일이나 주말에 이같은 현상은 많이 목격되고 있다.

물론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미리 재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약국이나 약사를 탓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공급에서 지장이 생기는 부분도 문제라는 것이 일선 약국의 지적.

현재 주5일근무제는 상시 근로자 20인 이상인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되어 있고, 20인 미만이라하더라도 오는 2011년까지는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이에대해 중랑구 B약사는 "재고부족은 대부분의 도매업소나 영업사원이 휴무에 들어가는 매월 2~3주차에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법적으로 시행되는 주5일 근무제를 어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다만 매주 당번사원이나 여타의 방법을 동원해 제때 공급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성북구의 C약사는 "이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말에 근무하는 도매업소나 제약사에도 메리트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 "해당부분에 대해서는 현금결제를 원칙으로 하는 것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매업소의 입장도 난처하다. 적절히 담당자를 통해 휴무에 대한 통지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말 인력운영에 대한 비용이 부담스러운 입장.

한 도매업소 관계자는 "주문이나 매출면에서 보통 토요일은 평소의 30% 수준"이라고 전제하고 "비용부분이나 다른 부분에 대한 염두와 협의가 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하루에도 3~4번씩 같은 약국을 방문하는 일이 많고, 최소한 거래약국에 대한 예의는 지키고 있다"면서도 "효율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여유가 없어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분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백마진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백마진을 줄여 도매업소가 주말 문을 열고 인력운영이 가능하도록 일정수준의 이익을 담보하자는 것.

한 관계자는 "내년 도매업소의 이익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재 수준의 백마진을 유지하면서 주말에 약국담당 인력을 운영하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강조하고 "넓은 시각에서 백마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도매업소도 당번제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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