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규정 미비, 공정성 시비·고비용 초래 우려
선관위 강한 통제력 발휘·유권자 냉정한 투표권 행사 필요
김지호 기자 kimjiho@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5-26 11:26   수정 2008.05.27 06:53

지난 21일 선거 공고를 전후로 대약회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선거진영 구축과 표심잡기를 위한 행보에 나서는 등 약사회가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현 집행부의 대표격 인사들과 여권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이라는 외부와도 연결되는 민감한 이슈를 중심으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갑작스레 이번 보선을 치르게 된 탓에 지난 1, 2기 직선제 선거를 거치며 노출된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선거 규정 개정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선거에 돌입함으로써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석원 선관위원장은 지난 21일 선거공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정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선관위가 결정한 몇 가지 지침을 권고하는 한편, 기타 필요한 내용들에 대해서도 후보자들과의 논의와 합의를 통해 내부지침화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현직 대약 임원이나 시도약사회장 등은 출마시 사퇴나 직무대행을 세울 것을 권고하고 후보자 합동토론회는 1회 실시하며 불법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경고조치와 함께 언론에 공개해 불이익을 준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개인 홍보물 발송이나 이벤트성 행사 등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쪽으로 권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미 출마를 공식 발표한 박한일 약사공론 주간과 김구 대약 부회장이 현직 사퇴에 대해서부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선거전이 치열해지면 기타 사항들에 대해서도 선관위의 ‘권고’나 내부지침이 그저 ‘권고’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벌써부터 예비후보자들의 각종 행사 방문 등 사전 선거운동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심의하고 제제할 규정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짧은 선거운동기간 & 사전선거운동

비록 이번 선거에 앞서 후보자들이 약국 현장을 일일이 방문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비용이나 실효성 면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됐지만 어쨌든 후보자들이 보다 많은 회원들에게 직접 자신을 알리고 선택받을 수 있는 직선제의 장점을 살리기에 한달이라는 기간은 턱도 없이 짧다.

때문에 지난 선거에서도 전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어필해야 하는 대약 선거의 경우 절대적인 시간 부족으로 사전 선거운동과 현직 회장 프리미엄 논란이 후보등록 이전부터 불거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더불어 이유야 어찌되었건 선거 규정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이루어지는 선거운동은 불법임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처벌조항이 없어 공공연히 사전선거운동이 이루어져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아직 선거운동기간은 물론 후보자 등록도 실시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출마의사를 밝힌 예비 후보자들은 각급 약사회 등산대회나 자선다과회, 동문회 행사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에 여념이 없다.

투표기간 중 선거운동 허용

이번 선거는 지난 1, 2기 선거와 마찬가지로 기표에 의한 우편투표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식은 투표용지가 선거운동 기간 중에 배송돼 유권자들이 투표를 진행하는 기간 중에 후보자들이 약국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그 자체로 부정선거운동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마치 선거를 위해 방문한 기표소가 전면 개방되어 있고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버젓이 지켜보거나 심지어 자신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격이다.

실제로 지난 2기 선거 당시 한 지부에서는 투표용지 훼손에 의한 당선 무효 공방이 벌어져 법정소송까지 확대돼 무혐의로 일단락 되긴 했지만 약사회 내에 씻겨지지 않는 앙금을 남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 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선관위 차원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울산이 두 후보 간 합의를 통해 투표용지가 도착한 이후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한 사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과도한 선거 비용 지출

특히 이번 선거와 관련해 많은 개선 요구가 제기된 부분이 바로 과도한 선거비용 문제.

약사회 선거의 경우 각 후보달의 선거비용 사용내역에 대한 보고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데다 비공식 비용 또한 상당해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각 후보자별 출판기념회·출정식·후원회 등 세몰이를 위한 행사, 개인 홍보물 제작과 DM발송, 회원 불편과 상호비방 문제까지 야기시킨 과도한 문자메세지 발송이나 도를 지나친 광고 등은 직선제 선거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보자간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선관위의 발표가 있었지만 역시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지난 선거에서처럼 후보 간 합의가 있더라도 어느 한쪽이 이를 위반하면 경쟁적인 돈 선거가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선관위 강한 통제·유권자 냉정한 심판 필요

이 같은 문제점들은 선거 관련 규정이 미비하거나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 더불어 부정행위 처벌에 대한 선관위의 강제력 부족과 미온적인 대응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를 뻔히 알면서도 이를 예방할 규정 상의 보완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선관위가 후보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내부지침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보다 강한 규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공의 대표자가 되고자 하는 후보자들 스스로가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갖고, 유권자들도 그 어떤 조건에 앞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투표권으로 단호하게 심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불거지는 동문회의 후보 추대 및 단일화 논의 실태, 그리고 회장이 바뀌는 상황에서 1년6개월이라는 기간을 집행부 교체 없이 이끌어가도록 하는 현 정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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