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까지 50여일을 남겨두고 있는 대한약사회장 보궐선거가 서서히 구체적인 구도를 드러내며 본격적인 선거전 양상으로 들어서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자 군으로는 공식적으로 출마를 발표한 박한일 약사공론 주간과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김구 대약 부회장, 문재빈 전 서울시약 회장 외에 아직 의사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권태정 서울시약 의장까지 4명이 꼽히고 있다.
뚜렷한 여야 대결 구도가 드러나는 이번 선거의 판도는 역시 현 대약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재신임 여부, 그리고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 확대 문제 대응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잦은 선거로 인한 과도한 비용 발생, 중차대한 시기에 회세 분산 방지 및 회무 연속성 유지를 이유로 보선의 간선제 변경을 시도했던 현 집행부의 대표 주자로 나선 김구 부회장과 박한일 약사공론 주간은 지난 16일부터 상임이사진의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 확대 저지를 위한 릴레이 단식에 동참하며 선제공격에 들어갔다.
반면 문재빈 전 회장과 권태정 의장은 현 집행부의 보선 간선제 변경 시도 때 전영구 전 서울시약 회장과 함께 ‘직선제 사수 모임’을 이끌며 집행부를 공격, 정권 교체에 대한 강한 의욕을 표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 당선자의 임기가 1년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과 모두 대약 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는 측면에서 자칫 당선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인 생명력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출마를 망설이게 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일단 정권 교체라는 대 전제 아래 한 차를 탄 세 사람 중 문 전 회장은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전 전 회장은 동문 내부에서의 조율 문제 등으로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권 의장은 금번 보선에서의 정권 교체와 함께 차기 약사회까지의 안정적인 행보를 위해 문 전 회장으로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가진 회장의 출현을 기대하는 지지자들의 기대와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성분명처방·의약분업 등 쟁점들이 집중돼 있는 현 시기의 중요성 때문에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권 의장도 2~3일 안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내비쳐 금주 안에는 전체적인 선거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야권 인사들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여권 후보자들도 단일화라는 카드를 뽑아들어 조기에 양자 대결로 선거구도가 정리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여야 후보자 구도 속에서 결국 최근 구체화된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 확대 문제에 대한 헤게모니 쟁탈전의 향배가 현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이냐 강경 노선으로의 교체냐를 판가름 지을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상당수 약사회 관계자나 회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 확대 움직임에 대한 현 대약 집행부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낮다거나 물약 소화제 등 극히 일부 품목의 의약외품 전환 정도 수준에서 논의된 것인 만큼 강경한 대응으로 문제를 공론화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에 대한 원 전 회장 등 대약의 입장이었다.
지난달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16일부터 상임이사진 릴레이단식에 돌입했지만 어느 정도 회원들의 기대치에 도달했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외품 전환 확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간 집행부의 미온적 대응에 불만을 가진 회원들의 표심은 강경 노선을 지향하는 여권 인사들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단, 여전히 이번 보궐선거의 선거인단이 아직 2만명 선에 머물러 있고, 통상 현 약사회에 불만을 갖거나 개혁성향의 유권자층은 투표권을 갖기 위해 필요한 약사회 회원 신상신고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측면에서 변화를 원하는 측의 입장이 얼마나 선거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치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 낮은 투표율 속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높은 지지율을 얻었음에도 당선 직후부터 그들에 대한 민심의 신뢰도는 형편없이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형국이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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