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시장, 질서확립 약속 공염불되나
다짐 두달도 안돼 갈등 노출-손해액 계산하며 치를 판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2-04 14:47   수정 2005.02.04 16:30
입찰시장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올 초 입찰 업소들이 모여 올해만큼은 정상적인 거래질서를 이끌어 내자고 다짐했음에도 아직 정립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 같은 모습이 계속 나타날 경우 외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당장 삼성서울병원만 해도 물고 물리기가 이어졌다.

입찰에 앞서 주요 도매업소들이 입찰에 앞서 가격을 내리지 말고 조금씩 나눠 갖는 일이 있더라도 손해보는 낙찰은 하지 말자는 논의를 했고, 대부분의 업소가 이에 동조한 1차 입찰에서 T사가 B사의 그룹을 가져갔다.

결국 주위 업소들의 중재를 통해 우회공급해 주기로 했지만 T사는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상당한 손해를 감수할 전망이다.

2차 입찰에서도 S사가 K사 그룹(월 5-6억)을 낙찰시키는 등 삼성서울병원에서만 4개사가 등을 지는 모양새가 됐다.

K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당초 모인 자리에서 논의가 오갔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없이 벌어졌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다음주 주요 도매업소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 가면 모두 공멸한다는 인식은 모든 업소가 계속 갖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는 평이다.

이에 앞서 치러진 경찰병원 입찰에서도 신생 N사가 지난해 업소들의 노력으로 가격을 올려 논 주요 주사제를 저가에 낙찰시킨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급여부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이 업체의 정확한 면모가 파악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발주(구정 이후 나올 것으로 보임)가 나와 봐야 알지만 해당 주사제 도매상들뿐 아니라 업계의 심기는 상당히 불편한 상태다.

여기에 해당 제약사들도 공급이 어렵다(입찰 직후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사 밝힘)는 뜻을 표출하면 상당한 혼전이 예상된다.

우회공급할 경우 이 도매상은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란 게 업계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남기지 못하는 입찰을 하는 셈이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올해 연장계약을 할 예정이었으나 2월 말 경 입찰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급한 업소들이 힘들다며 입찰실시를 요구했다는 점이 배경으로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에 낙찰시킨 도매업소들이 손해를 보면서 공급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 내려가면 얼마를 손해 볼 것인가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남지 않는 입찰쪽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는 것.

‘하락하는 예가로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어 예가를 올리는 일에 매진하자’, ‘남의 문제가 아니라 도매업소 자신의 문제다’, ‘남기지 못하는 장사를 한다’, ‘힘들다’는 목소리를 이구동성을 표출한 터라 올해 입찰은 무난히 치러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했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은 모습이다.

낙찰을 시켜야 할 당위성들은 모두 갖고 있지만 약 3천억대로 추산되는 입찰시장에서 사장되는 3%(100억)를 도매업계로 유입시켜 모두에게 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인사는 “올해는 지난해 부분을 적용하면 무리한 입찰이 되고, 질서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지난해 부분에 대해 적용하지 말자고 했는데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해당 도매업소들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안타깝다”며 “이 같이 양상이 이어질 경우 제약사들로부터도 좋은 마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낙찰이 문제가 아니라 이익을 남기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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