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CLDN18.2 ADC 'LCB02A' 중·저발현까지 공략…위암서 전임상 효능"
위암 동물모델서 2mg/kg 항종양 효과 확인, 저발현 췌장암서도 종양 성장 억제
아스트라제네카·이노벤트 임상 3상 성과로 글로벌 경쟁 본격화, 치료 시장 확대 기대
독자 ADC 접합·링커 기술로 약물 전달 효율 및 혈중 안정성 강화
글로벌 임상 1/2상 최대 191명 대상, 환자군 확대·기술이전 경쟁력 강화 추진
권혁진 기자 │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19 06:42   수정 2026.10.19 07:33
리가켐바이오 스티븐 슬로컴 약물개발 디렉터가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샌디에이고 권혁진 기자
리가켐바이오 스티븐 슬로컴 약물개발 디렉터.©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리가켐바이오가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LCB02A'의 치료 범위를 기존 고발현 환자군에서 중등도 발현 환자군까지 확대하기 위한 전임상 근거를 제시했다. CLDN18.2 중등도 발현 위암 환자 유래 종양모델에서 저용량 투여로 뚜렷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으며, 발현이 매우 낮은 췌장암 모델에서도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관찰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CLDN18.2 ADC 임상 3상에서 성과를 내면서 시장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적인 항체 접합·링커 기술과 전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기존 치료제보다 폭넓은 환자군을 공략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 스티븐 슬로컴(Stephen Slocum) 약물개발 디렉터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타운 앤 컨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ummit San Diego 2026)'에서 LCB02A의 전임상 데이터와 글로벌 임상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슬로컴 디렉터는 “CLDN18.2 고발현 환자군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영역은 중등도 발현 환자군”이라며 “이 환자군은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며, ADC의 강력한 페이로드를 활용하면 치료 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CLDN18.2 중등도 발현 위암서 저용량 항종양 효과 확인

이번 발표에서는 CLDN18.2 발현 수준에 따른 LCB02A의 항종양 효과가 소개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앞서 위암·췌장암 동물모델에서 효능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개별 모델의 표적 발현 점수와 용량별 반응을 상세히 설명했다.

위암 환자 유래 이종이식(Patient-Derived Xenograft, PDX) 모델의 CLDN18.2 발현 점수(H-score)는 165였다. H-score는 면역조직화학(Immunohistochemistry, IHC) 검사의 염색 강도와 양성 세포 비율을 종합해 표적 단백질의 발현 정도를 0~300점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LCB02A를 단회 1mg/kg 투여했을 때 항종양 활성이 관찰됐으며, 2mg/kg에서는 더욱 뚜렷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중등도 발현 모델에서도 낮은 용량으로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슬로컴 디렉터는 “중등도 CLDN18.2 발현 위암 PDX 모델에서 단회 1mg/kg 투여로도 활성을 확인했고, 2mg/kg에서는 매우 좋은 효과를 보였다”라며 “특히 PDX 모델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FDA가 승인한 아스텔라스의 CLDN18.2 항체 치료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는 HER2 음성 국소 진행성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위암·위식도접합부 선암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투여 대상은 종양세포의 75% 이상에서 중등도~강한 CLDN18 막염색이 확인되는 환자이며,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한다.

SPOTLIGHT·GLOW 임상 3상의 바이오마커 분석에서는 평가 가능한 위암·위식도접합부암 환자 3576명 중 1399명(39.1%)이 해당 발현 기준을 충족했다.

H-score와 빌로이의 동반진단 기준은 평가 방식이 다른 만큼, LCB02A의 임상에서도 표준화된 검사를 통한 환자군별 유효성 확인이 중요하다. 리가켐바이오는 고발현 환자뿐 아니라 중등도 발현 환자에서도 항종양 효과를 검증해 치료 대상과 시장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췌장암 저발현 모델서도 종양 성장 억제…적응증 확대 가능성

리가켐바이오는 췌장암에서도 CLDN18.2 발현 수준에 따른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

CLDN18.2 발현이 매우 낮은 췌장암 PDX 모델(H-score 36)에 LCB02A를 단회 2·4·8mg/kg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관찰됐다. 또 다른 췌장암 PDX 모델에서는 H-score가 300으로 높았으며, 투여 용량이 증가할수록 종양 억제 효과도 강화됐다.

이번 결과는 LCB02A의 적응증을 위암 외 다른 고형암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췌장암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예후가 불량해 새로운 표적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분야다.

슬로컴 디렉터는 저발현 모델의 항종양 결과를 설명하면서 IHC 평가의 재현성과 종양모델별 페이로드 민감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현 수준이 서로 다른 모델의 데이터를 종합해 실제 임상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임상 모델은 임상 진입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항종양 효과와 적절한 치료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CLDN18.2 ADC 경쟁 본격화…차별화된 약물 전달이 관건

글로벌 제약사들의 CLDN18.2 ADC 후기 임상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 CLDN18.2 ADC '소네시타투그 베도틴(AZD0901)'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3차 이상 치료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OS)을 기존 치료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2차 이상 치료 전체 환자군에서도 OS 개선을 확인했다.

임상에서는 염색 강도와 관계없이 종양세포의 25% 이상에서 CLDN18.2 발현이 확인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기준이 관련 위암·위식도접합부암 환자군의 약 60%를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도 CLDN18.2 ADC 'IBI343'의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고 지난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신약허가를 신청했다. IBI343은 LCB02A와 마찬가지로 토포이소머라제 I(TOP1) 저해제 계열 페이로드를 사용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임상 성과가 쌓이면서 CLDN18.2 ADC의 상업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가운데 항종양 효능과 안전성, 약물 전달 기술의 차이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적인 ADC 플랫폼 '컨쥬올(ConjuAll)'과 베타-글루쿠로니다아제(β-glucuronidase) 기반 링커 기술로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LCB02A는 CLDN18.2 표적 항체에 TOP1 저해제인 엑사테칸(exatecan)을 위치 특이적으로 접합한 ADC다. 항체 한 분자당 약물 4개가 결합된 균일한 약물항체비율(Drug-to-Antibody Ratio, DAR) 4 구조로, 혈중에서 약물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줄이고 종양 내 약물 방출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랫드 약동학 시험에서는 3mg/kg 투여 후 총 항체와 ADC의 혈중 농도 변화가 거의 일치했다. 80mg/kg 고용량 시험에서도 항체에서 분리된 유리 엑사테칸의 혈중 노출은 낮게 유지됐다. 사이노몰거스 원숭이 시험에서도 고용량 투여 시 안정적인 접합 특성을 확인했다.

슬로컴 디렉터는 “혈중에서 접합 안정성을 유지하고 유리 페이로드 노출을 낮추면 임상 독성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CLDN18.2 표적 치료제와 TOP1 저해제의 독성 특성을 고려해 오심·구토, 호중구감소증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임상 본격화…환자군 확대와 자체 개발 가치 검증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5일 북미 주요 임상기관에서 LCB02A의 글로벌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북미와 한국에서 표준치료에 실패한 CLDN18.2 양성 진행성 고형암 환자 최대 1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상에서는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고 권장 2상 용량(Recommended Phase 2 Dose)을 탐색한다. 2상에서는 위암·위식도접합부암과 췌장암 등의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다.

슬로컴 디렉터는 용량 증량 과정에서 추가 환자를 등록하는 백필 코호트(backfill cohort)를 활용하면 안전성과 초기 개념입증(Proof of Concept) 데이터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필 코호트는 표적 발현 수준에 따라 환자군을 선별하고, 초기 안전성 평가와 항종양 효과 확인을 병행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이다.

이번 임상은 리가켐바이오의 사업 확대 전략과도 연결된다. 회사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이전 역량에 자체 글로벌 임상개발 역량을 더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고, 후속 개발과 기술이전 협상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LCB02A는 기존 미세소관 저해제와 PBD 계열에 이어 TOP1 저해제까지 페이로드 적용 범위를 확대한 자체 개발 자산이다. 글로벌 임상에서 발현 수준별 유효성과 내약성을 입증하면 ConjuAll 플랫폼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는 23~2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6)에서 LCB02A의 비임상 연구와 임상시험 설계에 관한 포스터 2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슬로컴 디렉터는 “초기 임상에서 확보한 개념입증 결과는 기술이전과 사업개발을 추진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라며 “자체 개발 과정에서도 용량 최적화 연구를 통해 최적의 투여 전략을 확립하고, 규제당국에 제시할 데이터를 개발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간 발현 CLDN18.2 위암 PDX 모델에서도 LCB02A가 유의한 항종양 효과를 보인 결과.©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리가켐바이오
고발현 CLDN18.2 PDX 모델에서 LCB02A가 용량 의존적으로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결과.©약업신문=권혁진 기자, 리가켐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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