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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헬스케어가 병원 진료데이터에서 임상시험 환자와 기저 특성이 유사한 비교군을 구성하는 외부대조군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 조건에 맞는 환자 자료를 추출하고, 기저 특성을 매칭해 분석 가능한 형태로 가공한다. 환자 모집이 어려운 임상시험에서 치료 결과를 비교할 근거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헬스케어 조용현 부문장은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KoNECT 임상시험 국제 콘퍼런스(KIC 2026)’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 고도화 세션에서 ‘외부대조군(ECA): 글로벌 및 국내 규제 동향과 전략적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KIC 2026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이 공동 주최한 국제 행사로, 13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됐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 실제임상자료(RWD), 분산형 임상시험(DCT) 등 임상개발의 주요 현안을 다뤘다.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 RWD)는 전자의무기록과 보험청구자료 등 실제 진료 과정에서 축적되는 자료를 뜻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병원 의료데이터의 분석·연구 활용을 지원하며, 여러 의료기관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의료데이터 스페이스 실증사업도 주관하고 있다.
희귀질환·바이오마커 임상…외부대조군 활용 검토
조 부문장은 “희귀질환이나 특정 바이오마커 환자 대상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에 한계가 있다”며 “일부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도 대조군 확보가 어렵고, 질환과 치료 여건에 따라 대조군 배정의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부대조군(External Control Arm, ECA)은 해당 임상시험 밖에서 확보한 환자 자료를 비교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조 부문장은 “기존에 존재하는 실제임상자료에서 임상시험 환자와 기저 특성이 유사한 환자군을 정의하고, 데이터로 비교군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부대조군 구성에는 전자의무기록(EMR), 보험청구자료, 환자 레지스트리 등에서 확보한 실제임상자료와 기존 임상시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그는 “기존 임상시험 데이터로도 외부대조군을 구성할 수 있지만, 자료 활용 권한이 제한적이어서 다른 연구에 계속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병원 EMR을 활용할 때도 연구에 필요한 치료 이력과 검사 결과 등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환자 선정과 결과 측정 방식의 차이, 교란요인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외부대조군을 무작위 대조시험의 일반적인 대체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저 특성 매칭·치료 이력 반영…연구별 CRF 변환
조 부문장은 “스마트 임상시험 신기술 개발 연구과제에서 국내 병원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살폈다”고 밝혔다. 해당 과제에서는 5개 병원에서 제2형 당뇨병, B형간염, 유방암, 다발골수종 등 4개 질환의 데이터를 추출했다.
그는 “외국계 제약사들도 국내 병원에 환자 특성과 치료 이력, 검사 결과 등 외부대조군 구성에 필요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있는지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제약사의 개발 파이프라인과 임상시험 현황을 검토해 추출할 데이터 항목을 정하고, 병원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linical Data Warehouse, CDW)에서 조건에 맞는 환자군을 추출했다. CDW는 병원 진료데이터를 통합해 연구 등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조 부문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성별이나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 등 기저 특성이 비슷해야 상대 비교가 가능하다”며 “그런 특성을 매칭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비교군 구성에는 성향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PSM)을 활용했다. 연령·성별·동반질환 등 관찰된 기저 특성을 바탕으로 성향점수를 산출해 두 환자군의 특성이 유사하도록 매칭하는 방법이다. 다만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교란요인에 따른 두 군의 차이까지 보정할 수는 없다.
유방암 사례에서는 병리·분자 특성과 약물 사용 이력을 반영해 환자군을 세분화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같은 약물을 사용했더라도 1차·2차 치료 여부에 따라 환자군을 구분할 수 있다.
추출 자료를 증례기록서(Case Report Form, CRF) 형식으로 변환하는 도구도 마련했다. CRF는 임상시험 계획서에서 요구하는 환자별 정보를 기록하는 서식이다.
조 부문장은 “연구마다 수집할 정보와 서식이 달라 데이터 항목과 변환 방식을 각 연구의 CRF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밀한 연구 설계 전제…외부대조군 활용 확대 강조
카카오헬스케어가 주관하는 의료데이터 스페이스 실증사업 컨소시엄에는 27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이 사업은 각 기관의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 연구·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조 부문장은 “현재 의료데이터 스페이스 사업을 통해 여러 의료기관의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 ‘외부 대조군 임상시험의 설계 및 수행 시 고려 사항’ 안내서를 마련했다. 미국 FDA도 2023년 외부대조군 활용 임상시험의 설계와 수행을 위한 지침 초안을 발표하는 등 관련 규제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다.
데이터 추출·가공 기술을 실제 임상개발에 적용하려면 연구 목적에 맞는 환자 선정 기준과 치료 조건을 정하고, 평가 시점과 결과 측정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조 부문장은 “활용하기 쉽다는 이유로 외부대조군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 설계를 정밀하게 한 뒤에 외부대조군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축적된 진료데이터를 외부대조군 연구에 활용하는 시도가 아직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약사가 필요하다면 외부대조군 연구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며 “기술기업과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함께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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