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을 퇴직한 임원들 간 여론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불거진 한미 전 임원들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고발건과 신 회장측 맞고발이 맞물리며 퇴직 임원들이 동요하는 양상인데, 북경한미약품을 둘러싼 갑작스러운 경영진 교체도 이들의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 고향 후배인 신동국 회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다.
최근 본지와 접촉한 한미약품그룹 한 퇴직 임원은 “한미를 떠난 입장에서 수년 간 이어졌던 한미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멀리서 조망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다”며 "그러다 최근 퇴직 임원들이 신회장을 고발하고 신회장은 이들을 맞고발했다는 언론 기사들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안좋다. 북경한미약품을 키웠던 창업 공신들도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더라"고 운을 뗐다.
이 전직 임원은 “경영권 분쟁이 극심할 당시 신 회장 개입으로 어느정도 회사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신회장이 지분을 더 늘리고, 공교롭게 임회장님 장남 지분을 다 산 뒤로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적대적 M&A도 불사하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전직 임원은 “가끔씩 퇴직 임원들끼리 술 한잔씩 기울이고 있는데, 공통된 의견은 '아무리 그래도 신회장이 임성기 회장에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로 의견이 모인다”며 "한미를 신동국 회장이 차지한다는 건 상상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 임원은 “모처럼 임회장님 가족들이 힘을 합쳐 보겠다고 의지를 보인 시점에 장남이 신 회장에게 자기 가족들 지분까지 넘긴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전직 임원은 신 회장의 최종 목적은 좋은 가격에 자기 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신 회장 본인도 고령인데다, 향후 자녀들에게 부과될 상속세 등을 감안하면 경영권 확보 수준의 지분을 가진 뒤에 이를 해외 자본이든 어디든 자기 지분을 매각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임원은 "과거 OCI와 합병 추진 때는, 한때 내가 몸담았던 한미라는 회사가 다른 기업으로 흡수될 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움에 반대했던 것인데, 지금 행보는 OCI 때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 같다"고 말했다. 이어 “OB들도 의견을 모아 보고 싶은데, 다들 조심스러워 말을 못꺼내는 것 같다”며 "그래도 한미는 임성기 회장님의 세운 영혼 같은, 우리의 친정이라는 점에는 공통적인 생각이어서 임회장님 가족들이 더 힘을 모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임원은 “한미가 지금 어느때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전성기를 맞은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큰 기술수출도 했고 올해 나온다고 하는 비만약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런 성과들을 만들어 내는 후배들도 참 대견스럽고 고맙다”며 "신 회장이 다시 임성기 회장님이 세운 한미의 모습 그대로 찾을 수 있게 과거 임성기 회장님이 계셨을 때의 신동국 처럼 든든한 대주주로 남아 있는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