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웰트·에이슬립, ‘수면 생태계’ 디지털 헬스케어로 혁신 정조준
진단·치료·관리 파편화된 의료 현장 지적… 웰트·에이슬립과 '한독 슬립 사이언스' 비전 선포
수면장애, 만성질환 핵심 지표로 부상… 슬립큐·크로노트랙 등 디지털 솔루션으로 공백 메워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10 06:00   수정 2026.09.10 06:01
(왼쪽부터) 한독 전문의약품 및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총괄 김윤미 전무, 웰트 강성지 대표, 에이슬립 홍준기 CTO.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한독이 불면증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 일상 관리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환자 중심의 '수면 생태계' 비전을 선포했다. 수면장애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핵심 지표로 부상한 가운데, 단순 수면제 처방에 머물렀던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한독은 9일 서울 강남구 SJ 쿤스트할레에서 ‘[RE:SLEEP] 한독 슬립 사이언스, 디지털 기술로 연결하는 수면 건강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개최하고 구체적인 수면 비즈니스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한독의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사인 웰트(WELT)와 에이슬립(Asleep)이 함께해 수면 진단과 인지행동치료를 아우르는 혁신 솔루션을 소개했다.

수면은 더 이상 단순한 휴식이나 삶의 질 문제가 아니다. 수면장애는 전신 건강을 가늠하는 척도로,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우울 및 불안장애 등 주요 만성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52.5%, 당뇨병 환자의 약 39%, 폐경 여성의 46~48%가 불면증을 동반하고 있으며, 비만 환자는 일반인보다 수면장애 위험이 약 2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면장애 환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03만 7396명이던 환자 수는 5년 사이 약 26% 증가해 2024년 130만 8383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4대 약물 처방 건수 역시 2010년 약 1050만 건에서 2022년 4240만 건으로 12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25년 기준 약 106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수면진정제 시장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이 약 40%를 차지하며 약물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임상 가이드라인은 잘못된 수면 습관과 인식을 교정하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만성 불면증의 1차 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시간과 전문 인력, 접근성의 한계 및 낮은 수가 등으로 인해 실제 적용이 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진단에 있어서도 고비용의 수면다원검사(PSG)는 단순 불면증에 적용하기 어렵고, 매일 작성해야 하는 환자의 주관적인 수면일기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날 미디어 세션에서 'Handok Sleep Science, 수면을 다시 보다(RE:SLEEP) - 한독의 슬립 비즈니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비전'을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한독 전문의약품 및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총괄 김윤미 전무는 치료 현장의 공백을 지적하며, "한독의 수면 비즈니스는 제품이 아닌 환자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환자에 비해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 꾸준한 관리가 단절되어 있다는 점을 핵심 문제의식으로 삼은 것이다.

김 전무는 "진단과 치료, 관리가 따로 작동해 온 수면 영역을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 것이 한독 슬립 사이언스의 목표"라며 "수면 치료제 시장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의료진 네트워크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결합해 환자의 치료 여정 전체를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수면제 시장에서는 각성 상태를 조절하는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ORA) 계열 신약이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떠오르며 벤조디아제핀계 및 졸피뎀 위주의 시장 구조에 균열을 내고 있다. 한독은 이러한 제약 산업의 변화와 더불어 디지털 기기를 통한 근본적인 수면 생태계를 구축해 차별화된 리더십을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한독 수면 생태계의 '치료' 영역을 담당하는 핵심은 웰트의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다. '불면증엔, 슬립큐! - AI로 완성한 불면증 치료'를 주제로 발표한 웰트 강성지 대표는 오프라인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한 슬립큐의 가치를 강조했다.

환자는 의료진의 처방을 받아 6주 동안 수면 제한, 자극 조절, 인지 재구성, 이완 요법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근본적인 수면 습관을 개선하게 된다. 슬립큐는 국내 허가 임상을 통해 7주 시점에 기저치 대비 수면 효율을 15.14% 향상시켰으며, 잠들기까지 걸리는 입면 시간(SOL)을 평균 65.7분에서 35.8분으로 약 45% 단축시키는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올해 대한수면연구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웰트의 리얼 월드 데이터(RWE) 연구는 고무적이다. 슬립큐 사용 환자를 분석한 결과, 불면증 중증도(ISI)는 평균 37.9% 감소했고, 입면 시간과 수면 중 각성 시간(WASO)이 각각 53.1%, 56.9% 대폭 단축됐다. 무엇보다 수면제를 '필요시' 복용하던 환자의 41.9%, '매일' 복용하던 환자의 9.8%가 수면제 사용을 중단하는 성과를 보였다. 슬립큐는 지난 7월 기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록 누적 1,000건을 돌파하며 일선 의료기관의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진단 및 모니터링' 영역에서는 에이슬립의 '크로노트랙'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비접촉 AI 수면 분석, 크로노트랙 - 검사부터 치료까지, 수면 전 주기를 관리하다'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에이슬립 홍준기 CTO는 해당 기기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크로노트랙은 몸에 별도의 장비를 부착할 필요 없이, 잠자는 동안 환자의 호흡과 뒤척임 소리를 스마트폰 마이크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하는 의료기기다.

총 수면 시간, 수면 효율, 입면 시간, 수면 중 깬 시간뿐만 아니라 크로노타입(MSFsc), 사회적 시차, 수면 규칙성 지수(SRI) 등 세밀한 지표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자동 산출한다. 환자가 14일간 수면을 기록하면, 의료진은 이를 바탕으로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한지 단기 약물 치료가 필요한지 정밀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주관적 기억에 의존해 매일 작성해야 했던 기존 수면일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료실 밖 일상에서의 치료 순응도와 경과를 의료진이 직접 추적 관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한독은 이번 수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으로 회사의 미래 비전을 한 차원 더 높은 곳에 두고 있다. 

김윤미 전무는 "수면에서 성공적으로 구축한 환자 중심의 데이터 연결 모델을 향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만성질환 영역으로 넓혀나갈 것"이라며 "진단부터 치료, 일상 관리까지 빈틈없이 이어지는 진정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한독의 청사진"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통 제약사의 저력과 디지털 혁신 기업의 기술력이 만나 구축된 새로운 '수면 생태계'가 만성질환 치료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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