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새 과제, AI에 ‘추천될 이유’ 만들기
검색·광고 넘어 구매까지 개입…성분·문제 해결·리뷰 중요성 커져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02 06:00   수정 2026.09.02 06:02

화장품을 발견하고 고르는 과정에 인공지능(AI)과 추천 알고리즘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뷰티 마케팅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가 검색창에서 브랜드를 직접 찾는 데서 벗어나 AI와 알고리즘, 크리에이터의 추천을 통해 제품을 접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브랜드에는 ‘얼마나 잘 보이느냐’보다 ‘왜 추천돼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마케팅 전문 기업 디마코코리아는 1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AI와 숏폼의 시대,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방식의 변화’ 세미나를 열고 2026년 하반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트렌드를 소개했다. 백성국 디마코코리아 대표는 AI 검색과 쇼핑, 숏폼, 크리에이터, 소비자 리뷰 등 16개 주제를 다루며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의 변화를 짚었다. 메디큐브와 아누아, 라로슈포제, 에스티로더 등 뷰티 사례를 통해서는 성분과 피부 고민, 사용 목적처럼 소비자의 선택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 AI 추천과 구매 전환 모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성국 디마코코리아 대표가 1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AI와 숏폼의 시대,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방식의 변화’ 세미나에서 “지금은 검색 행동 자체가 바뀌는 큰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AI가 화장품 탐색·구매까지

변화의 출발점은 ‘검색 행동’이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챗GPT와 제미나이는 최근 3개월 내에 이용한 검색 서비스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챗GPT를 검색에 사용했다고 밝힌 소비자는 58.1%, 제미나이는 52.2%였다. 주로 사용하는 검색 서비스로 제미나이와 챗GPT를 꼽은 사람도 각각 9.1%, 8.7%에 달해 나란히 4·5위를 차지했다.

백 대표는 검색 채널이 하나 추가된 정도의 변화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지금은 거대한 변곡점”이라며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이미 달라졌다”고 말했다. 과거 네이버와 구글에 질문하던 소비자들이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초창기 검색엔진의 등장에 비견할 만한 변화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검색 결과를 직접 비교하던 방식은 AI가 답을 요약하고 제품까지 추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결제 기능이 더해지면서 탐색부터 구매까지 AI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도 등장했다. 백 대표는 “원래 우리가 설득해야 할 대상은 인간이었지만, 이제는 마케터들이 AI를 학습시키고 AI의 마음을 뺏어야 하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AI의 답변에 브랜드나 제품이 포함되도록 하는 방법이 바로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다. 백 대표는 “이전에 네이버의 SEO를 최적화시켰듯 이제는 AI 최적화가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AI가 인용하기 쉬운 콘텐츠의 조건으로는 소비자가 자주 묻는 질문(FAQ)을 중심으로 주제를 구성하고 결론을 앞에 배치하는 두괄식 구조, 수치화된 정보와 신뢰할 수 있는 출처 등이 제시됐다.

백 대표가 GEO를 위해 가장 강조한 것은 정량화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은 AI가 판단하기 어렵다. 그는 “예를 들면 ‘폭발적 증가’ 보다는 ‘1200% 증가’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를 AI가 정보를 읽고 학습하기 쉬운 구조로 만드는 것도 필수 과제로 지목됐다.


‘예쁨’보다 문제에 답해야

제품 선택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커진 만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도 달라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결사로의 전환’이다.

백 대표는 “매출을 위한 콘텐츠는 예쁘게 만들고 멋있게 만들기보다 무조건 소비자 고민을 해결하는 것을 포인트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보다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 때문에 제품을 찾는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메디큐브는 소비자가 느끼는 갈증을 해결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브랜드 중 하나다. 빅 모델이 등장하거나 정교한 브랜드 연출 콘텐츠가 아닌 ‘블랙헤드를 쉽게 제거하는 방법’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높은 성과를 냈다. 화려한 이미지보다 소비자가 가진 문제와 해결 방법을 곧바로 연결한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의 ‘의도(Intention)’와 ‘맥락(Context)’을 파악해 소비자가 내 제품을 어떻게 찾는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해결 중심의 접근은 GEO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감성적 표현만으로는 AI가 제품의 구체적인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화장품의 경우 ‘촉촉함’ 보다는 ‘히알루론산 함유’라고 구체적인 성분으로 설명하는 것이 AI가 특성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개인화 추천이 정교해질수록 소비자는 현재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해주는 브랜드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며,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문제 해결과 직접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색량보다 ‘추천량’

이제 제품 발견 과정에서도 검색보다 추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백 대표는 “중요한 건 검색량이 아니라 추천량”이라며 크리에이터·알고리즘·AI에서 얼마나 자주 추천되는지를 판매 전 주요 지표로 꼽았다.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제품과 소비자가 처음 만나는 주요 접점이다. 국내 10~30대 소비자의 정보 획득 경로 1순위는 모두 SNS다. 그러나 발견이 곧 구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셜 플랫폼의 인플루언서나 브랜드 계정, 광고를 본 직후 구매하는 소비자는 4.7%에 그친 반면 78.4%는 쇼핑몰에서 제품을 다시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 대표가 제품 상세 페이지의 소비자 리뷰를 강조한 이유다. 그는 “밖에서 끌어오는 콘텐츠에만 신경 쓰고 들어온 다음은 왜 신경 쓰지 않느냐”며 특히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일수록 다른 소비자의 사용 경험이 구매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리뷰는 구매 판단을 넘어 AI 추천의 근거로도 활용된다. 소비자가 남긴 실제 사용 경험을 통해 AI가 제품과 특성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맞춤 추천이 정교해질수록 브랜드 충성도를 당연하게 전제하기도 어려워진다. 소비자는 자신의 관심사와 행동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추천받고, 현재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해주는 대안이 나타나면 언제든 선택을 바꿀 수 있다.

백 대표는 이미 확보한 소비자를 지키는 방법 역시 문제 해결과 직접 소통에서 찾았다. 그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핏’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며 “직접 소통을 통해 관계를 쌓아야 기존 고객도 쉽게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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