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신약 모델 'K-Fold’, 속도·정확도 모두 잡았다
제약바이오협회 온·오프라인 세미나서 개발 성과 공개
MSA 배제로 예측 속도 최대 30배 향상… 항체·TPD 예측서 글로벌 SOTA 달성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02 06:00   수정 2026.09.02 06:01
출처=K-Fold 특별세미나 중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해 온 단백질 구조 예측 AI 시장에 국내 산학연 컨소시엄이 독자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 'K-Fold'가 출사표를 던졌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AlphaFold 3)'가 지닌 태생적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하며, 신약 R&D 현장의 실질적인 병목 현상을 해소할 혁신 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강당에서 현장 실습과 웨비나가 병행 개최된 'AI 신약개발 따라잡기 특별 세미나'에서는 ㈜히츠의 황상연 선행연구팀장이 연단에 올라 K-Fold의 원리와 실증 데이터를 전격 공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로 추진된 K-Fold 프로젝트는 KAIST 연구진 김우연·황성주·안성수·김호민·이규리·오병하 교수를 주축으로 히츠, 머크, 아토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되었다.

이날 온·오프라인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황상연 팀장은 알파폴드3를 위시한 기존 코폴딩(Co-folding) 모델들의 맹점을 크게 세 가지로 지목했다. 

첫째는 다중서열정렬(MSA) 데이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다. 기존 모델들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기 위해 방대한 유사 서열을 정렬하는 사전 연산이 필수적이어서, 수만 개의 화합물을 다루는 신약 스크리닝 단계에서 막대한 시간 지연을 유발했다. 

둘째는 표적단백질분해제(TPD)나 항체 등 진화적 정보가 부족한 '희소 모달리티'에서의 예측 정확도 저하 문제다. 

셋째는 단백질이 주변 환경이나 결합 상대에 따라 변화하는 다중 상태를 제대로 모델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황 팀장은 "K-Fold는 MSA에 의존하는 대신, 대규모 서열 데이터와 3차원 구조 데이터로부터 단백질과 RNA의 자체적인 '잠재 표현'을 사전 학습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무작위 노이즈에서 구조를 생성하는 기존 확산 모델과 달리, K-Fold는 '확산 브릿지' 기법을 도입했다. 이는 결합 전 자유 상태(Apo)의 구조를 시작점으로 삼아 결합 후(Holo) 복합체로 유도되는 '인듀스드 핏' 과정을 물리적 변화에 가깝게 모사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직결되었다. K-Fold는 MSA 연산을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단일 체인 및 복합체 예측 시 알파폴드3 대비 추론 속도를 최대 30배까지 끌어올렸다. 정확도 평가에서도 괄목할 만한 수치를 기록했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핵심인 항체-항원 복합체 예측 성공률에서 K-Fold는 53.5%를 기록, 알파폴드3(46.5%)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또한 구조 예측이 까다로운 분자 접착제 등 TPD 복합체 평가에서도 단백질 간 결합 예측(PPI-only) 성공률 63.9%, 리간드 포즈를 포함한 종합 예측 성공률 52.8%를 달성하며 글로벌 경쟁 모델들을 압도했다. 이 외에도 K-Fold는 확산 샘플링 횟수를 늘릴수록 정답 예측 확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를 통해 항암제 타깃으로 자주 쓰이는 키나아제(Kinase)의 활성 및 비활성 구조를 명확히 분류해 내는 데에도 강점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한 예측 모델을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인프라도 구축되었다. 히츠는 독자 개발한 K-Fold 모델을 자사의 웹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 '하이퍼랩(HyperLab)'에 전면 탑재했다. 현장 참석자와 온라인 웨비나 접속자들이 함께 참여한 실습 세션에서는 연구자들이 하이퍼랩을 통해 예측된 3D 복합체 구조를 직접 시각화하는 과정이 시연됐다. 황 팀장은 잔기별 예측 신뢰도를 나타내는 pLDDT, 잔기쌍 간 상대적 위치 오차를 보여주는 PAE, 그리고 전체 구조 및 계면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PTM·ipTM 등 복합적인 신뢰도 지표를 실무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상세히 안내했다.

황 팀장은 "K-Fold는 그간 해외 모델의 느린 연산 속도와 특정 모달리티의 한계로 인해 신약 개발자들이 겪었던 실무적 갈증을 해소할 것"이라며, "하이퍼랩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AI 기반 물질 발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발 참여자. 출처=K-Fold 특별세미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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