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가 온다” 세계 최초 고형암 CAR-T 허가 '카스젠', 서울서 다음 전장 공개
사트리셀, 6월 중국서 세계 최초 고형암 CAR-T 품목허가
무작위 2상 PFS 3.25개월 대 1.77개월…진행·사망 위험 63% 감소
1차 치료 후 순차치료·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개발 범위 확대
동종유래·인비보 CAR-T까지 전진…한국과 임상 연결 속도’격차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23 06:00   수정 2026.07.23 06:01
중국 카스젠 테라퓨틱스 리종하이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마곡에서 열린 ‘제2회 BIOCHINA Global Forum @ Korea’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카스젠 테라퓨틱스 리종하이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중국 바이오가 더 이상 글로벌 선두를 뒤쫓는 데만 머물지 않고 있다. 적어도 고형암 CAR-T 치료제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 허가 기록을 먼저 확보했다.

중국 카스젠 테라퓨틱스(CARsgen Therapeutics) 리종하이(Zonghai Li) 설립자 겸 대표는 최근 서울 마곡에서 열린 ‘제2회 BIOCHINA Global Forum @ Korea’ 무대에 올랐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카스젠의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CAR-T 치료제 ‘사트리셀(satri-cel, CT041)’을 승인한 지 18일 만이다.

카스젠은 사트리셀을 3차 이상 위암 치료에서 1차 치료 후 순차치료와 수술 후 치료로 확대하고 있었다. 여기에 동종유래 CAR-T와 체내 직접 투여 방식의 인비보(in vivo) CAR-T까지 다음 개발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한국이 올해 4월에야 국내 개발 첫 CAR-T 치료제를 품목허가하며 국산 CAR-T 상용화 첫발을 뗀 것과 비교하면, 중국은 고형암 CAR-T 허가에 이어 또 다른 기술 확보로 이동한 것이다.

리 대표는 “중국에서는 매년 약 40만명의 위암 환자가 발생한다”며 “이처럼 큰 환자 기반은 새로운 치료법을 빠르게 임상에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카스젠은 2017년부터 임상을 시작했고,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서만 1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며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환자 데이터를 축적한 것이 이후 개발을 진전시키는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 세계 최초 고형암 CAR-T 품목허가

NMPA는 지난 6월 22일 두 가지 이상의 선행 치료에 실패한 CLDN18.2 양성·HER2 음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트리셀을 승인했다. 고형암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 CAR-T 치료제다.

허가 근거가 된 CT041-ST-01 임상 2상은 중국 24개 기관에서 진행한 공개형·무작위 대조시험이다. 총 156명을 사트리셀군 104명과 의사 선택 치료(TPC)군 52명에 2대 1로 배정했다.

독립평가위원회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사트리셀군 3.25개월, TPC군 1.77개월이다. 사트리셀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3% 낮췄다. 위험비는 0.37이다.

시험약을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 평가에서는 객관적반응률(ORR)이 사트리셀군 41%, TPC군 4%로 나타났다. 질병통제율(DCR)은 각각 81%와 27%다.

안전성 분석에서는 3등급 이상 치료 후 이상반응이 사트리셀군 99%, TPC군 63%에서 발생했다. 사트리셀군의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발생률은 95%다.

혈액암에서 성과를 냈던 CAR-T가 고형암에서 고전한 이유는 표적의 이질성, 종양 조직 침투의 어려움, 면역억제성 종양미세환경 때문이다. 카스젠은 기존 플루다라빈·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기반 림프구 제거 전처치에 저용량 냅-파클리탁셀(nab-paclitaxel)을 추가해 CAR-T 세포의 종양 침투와 항종양 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적용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서 무작위 임상·허가까지…중국의 빠른 실행력

리 대표는 중국의 대규모 환자 기반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 환경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초기 환자에서 CAR-T의 유효성 신호를 확인한 뒤 기업 주도 임상과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서는 IIT 제도를 활용해 매우 초기 단계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CAR-T가 고형암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며 “카스젠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과 미국에서 임상 개발을 확대하고 핵심 임상까지 진입했다”고 말했다.

카스젠은 2017년부터 CLDN18.2 CAR-T 임상을 진행했다. 초기 IIT에서만 1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여기서 확인한 유효성 신호를 무작위 대조시험과 품목허가까지 끌고 갔다.

리 대표는 국소치료와 GPC3 표적 CAR-T를 순차적으로 받은 간세포암 환자 2명의 장기 추적 결과도 공개했다. 두 환자는 약 10년간 종양이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

그는 “2015년 치료한 환자들이 10년가량 암 없이 지내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도 놀랍다”며 “이는 CAR-T가 일부 고형암 환자에서 장기간 질병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완치 가능성까지 제시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초기 임상에서 발견한 신호를 장기간 추적하고, 이를 후속 임상 설계에 반영하는 구조는 주목할 부분이다.

후기 위암서 수술 전후 치료로…사트리셀의 전선 넓힌다

카스젠은 사트리셀을 허가받은 3차 이상 위암 치료에 한정하지 않고 질병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조기 치료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리 대표는 후기 치료 환자보다 면역기능과 장기 기능이 보존된 초기 환자에서 더 좋은 품질의 T세포를 확보할 수 있고, 종양 부담과 종양미세환경의 장벽도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 위암·위식도접합부 암 수술 후 보조요법, 1차 치료 후 순차요법, 췌장암 수술 후 보조요법 임상이 진행 중이다.

1차 치료 후 사트리셀을 투여하는 소규모 탐색 연구에서는 측정 가능한 표적 병변을 가진 환자 4명 모두 부분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2명은 사트리셀 투여 후 수술을 받았으며, 발표 시점까지 각각 58개월과 51개월 생존 추적이 이어지고 있다.

췌장암 수술 후 보조요법 연구에서는 2025년 4월 데이터 기준 환자 6명을 분석했다. 수술 후 9개월 무질병생존율은 83.3%였으며, 무질병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리 대표는 “후기 치료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더 이른 치료선으로 이동하는 것이 고형암 CAR-T의 임상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라며 “병용요법 역시 유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동종유래·인비보 CAR-T도 임상 진입

카스젠은 동종유래 CAR-T 플랫폼 ‘THANK-u Plus’와 인비보 CAR-T 플랫폼 ‘CARvivo’도 개발하고 있다.

동종유래 CAR-T의 핵심 난제는 환자의 면역세포가 외부 세포를 제거하는 숙주 대 이식편 거부반응이다. THANK-u Plus는 T세포수용체와 HLA 관련 유전자를 조절하고, 자연살해(NK)세포의 공격에 대응하는 이른바 ‘창과 방패’ 전략을 적용했다.

THANK-u Plus 기반 BCMA 표적 동종 CAR-T ‘CT0596’은 초기 임상에서 평가 가능한 환자 8명 모두 반응을 보였다. 6명은 엄격한 완전반응(sCR)에 도달해 전체반응률 100%, 엄격한 완전반응률 75%를 기록했다.

CD19·CD20 이중표적 동종 CAR-T ‘CT1190B’는 평가 가능한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12명에서 객관적반응률 91.7%, 완전반응률 66.7%를 보였다. 카스젠은 IIT 시험에 이어 CT0596과 CT1190B의 임상 1b상 개시를 추진하고 있다.

인비보 CAR-T 플랫폼 CARvivo는 T세포를 환자에게서 꺼내 제조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체내에 투여해 환자의 T세포가 직접 CAR를 발현하도록 설계했다. 카스젠은 비T세포와 종양세포에 CAR 유전자가 전달돼 표적 항원을 가리는 항원 마스킹을 줄이기 위해 T세포 특이적 프로모터 ‘CARpro’를 적용했다.

카스젠은 CARvivo의 전임상 유효성 자료를 공개했다. CD19·CD20 표적 마우스 모델에서 3.5×10⁵~7×10⁵ TU를 투여한 결과 종양 소실을 확인했다.

현재 CARvivo 기반 CD19·CD20 표적 후보물질 ‘CT1182’는 재발·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아직 사람에서 유효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이미 허가 제품 이후의 기술 세대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 혈액암서 첫발…격차는 ‘연결 속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9일 큐로셀의 ‘림카토주(안발캅타젠오토류셀)’를 품목허가하며 국내 개발 첫 CAR-T 치료제를 확보했다.

그러나 환자 접근성을 좌우하는 건강보험 절차는 뒤따랐다. 허가 약 70일 뒤인 7월 8일에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가 급여기준을 설정하면서 보험 적용을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아직 약제급여평가와 약가 협상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한국과 중국의 차이는 후보물질 수보다 개발 성과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중국은 초기 임상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무작위 대조시험과 후기 개발, 제조·품질관리, 품목허가까지 빠르게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임상개발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환자 보호와 임상 근거의 질을 유지하면서 국내 후보물질이 후기 임상과 품목허가까지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상 자금과 환자 모집, 세포 제조시설, 품질관리, 허가와 급여를 각각 분리해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개발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행사 현장서 만난 국내 신약개발 기업 대표는 “중국의 고형암 CAR-T는 가능성을 설명하는 단계를 넘어 품목허가로 결과를 증명했다”며 “한국이 따라잡아야 할 대상은 후보물질 수가 아니라, 기술을 임상과 허가, 실제 환자 치료까지 연결하는 속도와 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도 임상과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원이 단계별로 끊겨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임상 진입부터 환자 모집, 제조·품질관리, 허가, 건강보험 적용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를 더 촘촘하게 연결해야 국내 기술이 상용화 문턱에서 멈추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 김용주 회장 역시 중국 바이오의 성장 속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 8일 ‘리가켐바이오 R&D 데이’ 행사에서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빠른 기술 확장이 국내 산업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존 ADC 기술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중국 기업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차별화된 기술과 새로운 개발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회 BIOCHINA Global Forum @ Korea’ 현장에 수백명의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가 몰리며 행사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제2회 BIOCHINA Global Forum @ Korea’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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