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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네릭 의약품에 2028년부터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1년 뒤 관세율을 20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허의약품을 중심으로 추진해 온 미국의 의약품 관세정책이 제네릭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공급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처방의약품 가운데 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의 파급력은 특허의약품 관세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생산기반을 미국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익성이 낮은 제네릭 산업의 특성상 고율 관세가 약가 상승이나 저수익 품목의 공급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조치는 즉시 시행되는 관세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향후 추진 일정을 공개한 단계로, 구체적인 적용 품목과 국가별 예외,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기업에 대한 면제 기준 등은 후속 조치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오전 7시 54분)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수입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현행 무관세 체제를 2028년 8월 1일까지 유지한다. 이후 1년 동안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2029년 8월 1일부터는 관세율을 200%로 인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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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에는 약 2년의 준비기간을 부여하되, 이 기간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않으면 단계적으로 관세 부담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을 통해 해외 제약사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고 의약품 생산기반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왔다.
이번 발표는 지난 4월 공개된 특허의약품 관세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특허의약품과 관련 원료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내 생산계획이나 최혜국 약가 협약 체결 여부에 따라 기업별로 차등 관세를 적용하는 구조였다.
당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는 일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백악관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관세 적용 여부를 1년 뒤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별도의 시행 일정을 제시하면서 제네릭도 미국의 의약품 공급망 재편 정책에 포함됐다.
특허의약품 관세가 글로벌 제약사의 미국 투자와 약가협약 체결을 압박하는 수단이었다면, 제네릭 관세는 인도와 중국 등 해외 생산기반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조제되는 처방의약품의 90% 이상은 제네릭이다.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유효성분과 함량, 제형, 투여경로를 갖추고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한 의약품으로, 미국 의료체계에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과 약제비 절감을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사용되는 제네릭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의 상당 부분은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 제네릭시장의 주요 완제의약품 공급국이며, 중국은 원료의약품과 출발물질, 의약품 중간체 공급망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해외 의존구조를 공중보건과 국가안보의 취약요인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을 거치면서 특정 국가에 집중된 의약품 공급망이 미국 내 품절과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관세를 통해 해외 생산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의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이번 정책의 기본 방향이다. 해외에서 생산한 의약품에 100~200%의 관세가 부과되면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운영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미국 내 생산시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제네릭이 특허의약품과 다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허로 보호되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독점 판매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제네릭은 다수 기업이 동일한 성분으로 경쟁하고 보험사와 의약품구매조직, 도매업체의 가격 인하 압력을 받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낮다.
특히 출시된 지 오래된 필수의약품이나 병원용 주사제, 항생제 등은 가격 경쟁이 누적되면서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 수가 제한된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품목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제조사나 수입업체가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
관세 부담이 유통가격에 반영되면 미국의 보험재정과 의료기관, 환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수입가격에 100% 관세가 부과된다고 해서 환자가 부담하는 최종 약값이 곧바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와 수입업체, 도매업체, 보험사, 약국 간 계약과 비용 분담 구조에 따라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보다 먼저 공급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판매량이 적거나 수익성이 낮은 품목은 관세를 부담하면서까지 미국시장에 공급할 유인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품목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미국 공급량을 줄이면 시장에 남는 공급업체 수가 감소한다. 특정 생산시설의 품질 문제나 제조 중단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체할 업체가 부족해지면서 의약품 부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8년 8월까지 무관세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충격을 줄이고 제약사에 미국 내 생산 전환 기간을 제공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약 2년의 유예기간이 실제 생산시설 이전에 충분한지는 불확실하다.
의약품 생산시설은 공장 건설만으로 가동할 수 없다. 제조설비 구축과 시험생산, 공정 밸리데이션, 품질관리체계 확립을 거쳐야 하며 FDA의 제조·품질관리기준 점검도 받아야 한다. 기존 허가 품목의 제조소를 변경할 때는 품목별 자료 제출과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가 뒤따른다.
원료의약품 공급처나 제조공정까지 변경되면 동등성과 품질을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자료가 요구될 수 있다. 신규 생산시설이 완공되더라도 상업생산과 출하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내 생산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제네릭 의약품은 낮은 가격이 경쟁력의 핵심이지만, 미국에서 생산하면 인건비와 건설비, 환경·품질관리 비용 등이 상승할 수 있다. 자동화와 생산규모 확대를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판매량이 적은 품목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관세 회피를 위한 미국 내 생산 이전이 대형 제네릭 기업과 판매량이 많은 품목에 집중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중소 제네릭 기업과 저수익 필수의약품은 미국 생산 전환보다 공급 중단이나 시장 철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발표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으로 제네릭 완제의약품이나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관세 대상과 원산지 기준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하거나 판매하는 제품이라도 인도나 중국 등 제3국 생산시설을 통해 미국에 공급한다면 실제 생산국과 관세 산정기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했거나 현지 위탁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한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제네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 파트너를 확대할 경우 미국 내 제조기반을 보유한 국내 기업과 위탁개발생산기업이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 생산된 제네릭에 100%와 200%의 관세가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4월 발표된 특허의약품 관세에서는 한국과 유럽연합, 일본, 스위스 등에 무역협정과 통상관계를 반영한 별도의 관세율이 제시됐다. 제네릭에도 국가별 관세 상한이나 예외가 적용될지, 모든 기업에 동일한 관세율을 부과할지는 후속 문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적용 품목의 정의도 관건이다. 완제 제네릭뿐 아니라 원료의약품과 중간체를 포함할지, 지난 4월 제네릭과 함께 관세 적용이 유예된 바이오시밀러도 이번 조치에 포함할지 명확하지 않다. 미국 내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이나 대체품이 없는 필수의약품에 별도의 예외를 인정할지도 확인 대상이다.
기업 단위와 품목 단위 중 어느 기준으로 면제 여부를 판단할지도 중요하다.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기업의 모든 수입 제네릭을 면제할지, 해당 시설에서 생산될 품목에만 혜택을 적용할지에 따라 기업별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발표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정책은 특허의약품을 넘어 제네릭까지 범위를 넓히게 됐다. 미국 내 생산기반을 확대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정책 방향은 분명하지만, 저가·저수익 구조를 가진 제네릭 산업에 100~200%의 관세를 적용할 경우 약가와 공급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향후 관건은 미국 정부가 발표할 세부 시행기준이다. 한국 등 무역협정국에 대한 별도 관세율, 미국 투자기업의 면제 조건, 원료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포함 범위, 필수·공급부족 의약품의 예외 여부가 실제 파급력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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