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글로벌 최대 수출국 도전
정체기 맞은 프랑스 4~5년 내 앞지를 수 있어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01 06:00   수정 2026.07.01 06:01
국내 화장품 수출이 4~5년 내  글로벌 1위인 프랑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ChatGPT생성 이미지

국내 화장품 수출이 4~5년 내  글로벌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가파른 데다 수출 지역도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현재 1위인 프랑스를 제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화장품 수출은 올해 들어서도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한 31억 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수출액은 11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9.3% 늘었다. 5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6억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5월 한 달 수출액도 11억8200만 달러로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기존 예상치인 15%를 웃돌아 20%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수출까지 플러스로 전환될 경우 증가율은 2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산업은 이제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글로벌 확장 국면에 있다"며 "2025년 화장품 수출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화장품 수출 대국으로 발돋움했고, 지금 속도면 4~5년 내에 1위 프랑스를 넘볼 수도 있겠다"고 짚었다.

프랑스 화장품 수출은 2024년 225억 유로에서 2025년 224억 유로(약 266억 달러)로 소폭 감소한 반면, 한국은 2024년 102억 달러에서 2025년 114억 달러로 11.8% 증가했다. 양국 격차는 약 152억 달러 수준이다. 아직 차이가 크지만, 프랑스 수출이 이대로 정체하고, 한국 수출이 20%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갈 경우 그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의 수입 시장에선 이미 한국이 프랑스를 제쳤다. 미국 유통전문지 리테일 머천다이저는 최근 "지난해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화장품 공급국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유통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화장품의 위상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 집계에 따르면 1분기 5대 유망 소비재 수출 품목 가운데 화장품은 농수산식품을 앞질러 1위에 올랐다. 한국 15대 수출 품목과 비교해도 2025년 성장률은 선박과 반도체에 이어 3위, 규모 면에선 13위까지 올라왔다. 현재 속도라면 2~3년 안에 수출 상위 10개 품목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K-뷰티의 수출 확대를 이끄는 지역은 유럽이다. 1분기 유럽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하면서 규모 면에서 미국을 넘었다.  박 연구원은  "화장품 최대 수출국이 2024년 중국, 2025년 미국에서 2026년은 유럽으로 매년 바뀌는 그야말로 K-뷰티의 다이내믹스"라고 분석했다.

5월에도 유럽 수출은 70% 늘었다. 유럽 내에서도 영국은 114%, 폴란드는 132%, 네덜란드는 161% 증가했다. 폴란드는 처음으로 월 수출 5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주요 유럽 거점으로 부상했다. 유럽 수출이 영국·폴란드·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소비 시장 확대뿐 아니라 물류와 유통망 정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 성장세는 기업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에이피알은 1분기 영국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에이피알의 제로모공패드는 1분기 월 200만개에서 2분기 월 300만개로 생산량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실리콘투는 유럽에서 16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유럽은 국가별 유통 구조와 오프라인 진입 장벽이 달라 개별 브랜드가 직접 시장을 넓히기 힘든 곳"이라며 "현지 리테일 업체들이 K-뷰티 소싱을 확대하고 있지만 신규 브랜드를 쉽게 늘리지 않는 보수적인 유통관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지 창고와 공급망을 갖춘 벤더의 필요성이 큰 시장이라는 특성을 실리콘투가 파고들었다. 실리콘투는 유럽에 약 300억원 규모의 재고를 유지하며 월 200억원가량의 제품을 출고하고 있고, 유럽 성장세를 고려해 폴란드 물류센터를 두 배로 확장했다.

미국 확장세도 여전하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국내 화장품 최대 수출 지역으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 대미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5월 수출도 32% 늘었다. 다만 2025년 대미 화장품 수출 증가율은 13%로, 2023년 45%, 2024년 51% 증가에 비해선 둔화됐다.

미국 수출 증가율이 주춤한 이유로 박 연구원은 브랜드의 가격 정책을 꼽았다. 그는  "리셀러 중심의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20 달러에 팔아야 하는 제품이 10 달러에 판매하는 상황이 늘어나면서 이에 불안감을 느낀 브랜드 업체들이 가격 안정화를 위한 공급물량 조절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알엑스는 약 1년 동안 가격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고, 바이오던스와 아누아도 B2B 물량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단기 매출은 줄었지만, 가격 안정화 이후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 입점과 올해 수출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2025년은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기간이었다"며 "단기에 끝난 중국 모멘텀과 달리 지금 미국 모멘텀이 오래 갈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이라고 봤다.

다음 성장 시장으로는 중남미가 지목됐다. 현재 중남미 화장품 수출은 현지 개인이나 소규모 벤더를 통한 분산형 수출이 많지만, 올해 하반기  실리콘투의 멕시코 거점이 마련되면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중남미 화장품 수출은 현지 개인·소규모 벤더들을 통한 것으로 '모세혈관' 수출"이라면서 " 올해 하반기 확대되는 유통망은  '대동맥' 역할을 해 중남미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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