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수분을 각질층으로 끌어당겨 보습을 유지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피부에 수분을 보충한 뒤 증발을 막는 기존 방식과 달리, 외부의 물을 끌어들이고 피부 안에서 빠져나가려는 수분까지 붙잡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일본의 카오(Kao) 스킨뷰티 제1연구소는 천연보습인자(NMF)에서 유래한 특정 물질의 조합을 이용해 각질층 수분량을 높이는 ‘워터 캡처링 스킨(Water Capturing Skin·포수피부)’ 기술을 구축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선 현미경 기반 ATR-IR 분석법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각질층 세포의 수분량이 증가하는 현상도 확인했다.
건조함은 전 세계 뷰티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피부 고민 중 하나다. 그 동안 보습 기술은 피부에 물을 공급하고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토너 등 액체류 스킨케어 제품은 바른 직후의 촉촉함을 유지하는 측면에선 한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수분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질층 세포가 물을 계속 붙잡도록 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각질층은 피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약 0.02㎜ 두께의 층이다. 납작한 각질층 세포가 여러 겹 쌓여 피부의 수분과 장벽 기능을 담당한다. 세포 사이에는 각질층 세포간 지질이 자리하며, 세포 안의 NMF는 수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카오는 NMF가 한 가지 성분이 아니라 여러 물질의 조합으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성분 각각의 특성보다 어떤 물질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가 수분을 끌어당기는 힘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NMF 유래 물질을 다양한 비율로 혼합한 뒤 공기 중에 3일간 두고 변화를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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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로스, 세린,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된 특정 조합은 처음엔 분말 형태였지만 3일 뒤 액체로 변했다. 주변의 수분을 흡수해 분말이 액화될 정도로 강한 흡습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반면 해당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조합은 같은 기간 동안 분말 상태로 유지됐다. 특정 성분의 존재 자체보다 조합과 혼합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이 현상이 실제 피부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20-40대 일본인 남녀 3명의 팔뚝 안쪽에 시험 제형을 도포했다. 수분을 끌어당기는 조성을 포함한 수용액과 일반 보습 성분을 넣은 비교 제형 A·B를 각각 바른 뒤 도포 직후, 3시간 후, 8시간 후 특수 테이프로 각질층을 채취했다.
각질층의 수분량은 단백질 대비 물과 폴리올류의 OH기 신호 비율로 산출했다. 도포 직후 값을 100%로 두고 3시간 후와 8시간 후의 변화를 비교했다.
워터 캡처링 스킨 조성을 넣은 수용액을 바른 부위의 각질층 수분량은 도포 직후 대비 3시간 후 약 160%, 8시간 후 약 175%로 증가했다. 비교 제형 A는 각각 약 52%와 59%, 비교 제형 B는 약 46%와 33%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수분량 증가가 우연한 변동만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기술 적용 부위에선 도포 1시간 후부터 각질층 내 수분이 많은 영역이 점차 확대됐고, 6시간 후에는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해졌다. 반면 미적용 부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적은 영역이 늘었다. 보습 효과가 도포 직후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각질층 내부에서 이어졌다는 의미다.
피부에서 빠져나가는 수분량을 뜻하는 경피수분손실량(TEWL) 시험도 진행됐다. 기술 적용 수용액은 도포 8시간 후 TEWL이 평균 약 14% 감소했고, 각질층 장벽 기능을 높이는 성분을 넣은 비교 제형은 약 2% 줄었다. 기술 적용 수용액에는 기존의 장벽 기능 강화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카오는 각질층 수분량이 도포 후에도 증가하고 수분 증산량이 줄어든 결과를 토대로, "워터 캡처링 스킨은 장시간 보습을 위한 제형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더 높은 보습감을 제공하는 스킨케어 제품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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