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부모 70% 식료품 구입 “돈(錢) 워리”
투잡 뛰면서 식품 채우기‧의약품 구매‧공과금 납부 사이서 오락가락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25 16:49   수정 2026.06.25 16:50


 

인플레이션과 식료품 가격인상으로 인해 미국의 저소득층 부모들이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안을 채워넣거나,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생활비와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는 일들 사이에서 어느 한가지를 포기할 수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결식아동 근절 목적의 비영리기구 노 키드 헝그리(No Kid Hungry)는 지난 5월 총 1,202명의 미국 내 대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결과를 수록해 2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보고서에 수록된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해 여름 히틀럼프 정부가 영양공급 지원 프로그램(SNAP) 예산을 전례없이 삭감한 후 나타나기 시작한 파괴적인 영향을 오롯이 반영한 것이어서 주목할 만해 보인다.

SNAP 예산 삭감으로 인해 350만명의 미국민들이 가장 효과적인 기아 근절(anti-hunger) 프로그램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에 포함된 조사결과를 보면 저소득층 부모들이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때 어느 것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결정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3%의 응답자들이 가족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식품을 빠짐없이 구매할 여력이 없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이와 함께 다수의 아동들에게 올여름은 어려움이 한층 더 가중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부모들이 식료품을 구매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구하거나 근무시간을 늘려야 할 수 밖에 없지만, 쉽사리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미네소타주의 한 부모는 “추가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야간 빌딩청소 일을 구한 결과 자녀를 돌볼 시간을 포기해야 했고, 이제는 아이들을 거의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에 수록된 조사결과를 보면 70%의 부모들이 공과금 납부와 자녀를 위한 건강한 식품 구매하기 사이에서 한가지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근 12개월 기간 동안 45%가 공과금 납부를 미루어야 했다고 답한 데다 43%는 필요한 자동차 수리 시기를 늦췄다고 답했고, 30%는 자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정작 자신을 끼니를 건너뛰었다고 답했을 정도.

55%는 식료품 구매비용을 줄였다고 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가장 보편적인 금전적 희생방법(financial sacrifice)임을 시사했다.

54%는 자신 또는 배우자/동거인이 일을 더하거나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26%는 이로 인해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답했고, 또 다른 26%는 더 큰 자녀를 돌볼 시간을 줄였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 36%는 자녀들이 최소한 가끔씩은 충분히 먹지 못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90%의 응답자들은 SNAP 예산 삭감으로 인해 식료품비를 크게 줄여야 했다고 답했고, 80%는 SNAP가 자녀들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85%는 SNAP가 가정의 재정적 상황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

노 키드 헝그리의 앤 필리픽 대표는 “생계비‧구매력 위기가 미국민들의 가정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더 오랜 시간 노동에 종사하도록 하고 있고, 자녀를 돌볼 시간을 앗아가고 있으며, 냉장고 안을 채우기 위해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NAP 프로그램은 개별가정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긴에서 필요로 하는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리픽 대표는 강조했다.

특히 의회가 이 프로그램의 예산을 삭감함에 따라 수많은 가정들이 혜택을 상실했고, 이 같은 위기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의회는 농업법(Farm Bill)를 하루빨리 가결시켜 삭감된 예산이 부활될 수 있도록 하고, 많은 가정들이 겪는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필리필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 필요한 조치가 이행되지 못할 경우 수많은 아동들이 여름을 배고프게 지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농업법’ 법안은 현재 상원에서 심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법안 가결이 지연될 경우 현재 적용되고 있는 예산 삭감이 오는 2031년, 또는 그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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