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동원] 천연 식품 방부제 후추
이주원 기자 joo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08 08:04   

과거 금과 맞먹을 정도로 귀한 취급을 받았던 향신료가 후추다. 

후추는 매우면서도 향기로운 특유의 풍미가 있는데 육류와 아주 잘 어울린다. 

그래서 육식을 주로 하는 유럽에서는 후추의 인기가 대단히 높았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기에는 고기가 부패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는데 후추를 쓰면 역한 냄새를 커버하는 것이 가능했고, 후추 자체가 어느 정도 식품 방부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꼭 필요한 식재료였을 것이다.

 

금값으로 판매되었던 식재료

후추가 금값으로 판매되었던 이유는 아랍인의 손을 거치지 않고는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5세기까지는 후추의 원산지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후추를 수매할 수 있는 아랍 사람들이 유럽에 후추를 판매하면서 수급량까지 조절해 후추를 무척 비싸게 판매한 것이다.

 

가공법에 따라 흑후추, 백후추 구분

후추는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흑후추와 백후추로 나뉜다. 

검은 후추는 덜 성숙한 열매를 채취해 더운물에 한 번 우려낸 후 말린 것이다. 

반면 흰 후추는 완전히 익은 열매를 발효시켜 겉껍질을 제거한 후 건조한다. 

보통 검은 후추가 좀 더 자극적이고 강한 향기를 내며, 흰 후추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낸다. 

흰 후추는 만들 때 손이 많이 가고 생산량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고급 식품으로 취급받는다.

 

육류의 맛을 극대화

후추는 중량 대비 1~3% 정도의 휘발성 기름을 함유하고 있다. 

후추의 독특한 향기는 이 휘발성 기름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휘발성 성분은 껍질에 주로 분포하기 때문에 흰 후추보다는 검은 후추의 향이 더 강하다. 

고기나 생선을 요리할 때 후추를 넣으면 누린내나 비린내를 가릴 수 있어서 음식의 맛이 한결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설렁탕과 같은 고깃국물에 후추를 넣어도 풍미가 한결 살아난다.

 

천연 식품 방부제로 손색 없어

이와 함께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만들 때 후추를 일정량 첨가하면 풍미를 살리고 식품 방부제 효과도 낼 수 있어 아주 좋다. 

후추의 정유 성분은 항균 효과가 있어 고기의 부패를 유발하는 유해균을 억제한다. 

식품 방부제의 효과를 그대로 내는 것이다. 

또 후추에는 어느정도 항산화 작용도 있어 고기 기름의 산패도 방지할 수 있다. 

식품, 특히 고기 같은 육류에는 천연 식품 방부제로 후추가 그만이다.

 

가루를 내야 향기 살아나

후추의 상쾌한 향이 식욕을 자극하고 음식의 맛을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량 섭취하면 좋지 않다. 

위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추는 가루로 분쇄해야만 향기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그러나 한 번에 갈아 놓으면 향기 성분이 휘발되기 때문에 통 후추를 그때그때 갈아서 쓰는 방식이 좋다. 

오늘날 후추는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식재료이고 가장 기본이 되는 향신료다. 

세계인들의 후추 사랑은 여전히 지속되는 중이고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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