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은 살아있다④] 고바이오랩, ‘KBL697’ 임상 2a 안전성 확인…1차지표 미충족
1차 평가지표 미충족에도 고용량 하위군서 16주 반응 신호 확인
중대한 이상반응 없이 양호한 내약성…후속 임상서 환자군·관찰기간 보완
락토바실러스 가세리 기반 생균치료제로 장-피부 축 표적 건선 신약 도전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05 13:11   수정 2026.06.05 13:42
‘인체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 세계학술대회(IHMC 2026 SEOUL)’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고바이오랩 임상균 연구소장(CTO).©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한때 혁신 신약 모달리티로 주목받던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기대가 식으면서 한동안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치료제 승인, 미생물 유래 대사산물 연구, 치료 반응 예측 데이터가 전 세계적으로 대거 축적되면서 이제는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치료 모달리티로 다시 돌아왔다. 약업신문은 세계 최대 마이크로바이옴 학술행사 ‘IHMC 2026 SEOUL’ 현장에서 그 변화의 현주소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고바이오랩이 장-피부 축(gut-skin axis)을 표적으로 한 건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 ‘KBL697’의 탐색적 임상 2a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전체 환자군 기준 1차 평가지표는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기저 PASI(건선 중증도 지표) 점수 10~15인 고용량 하위군에서는 투여 종료 후인 16주차에 PASI 점수와 체표면적(BSA) 감소 신호가 나타났다. 고바이오랩은 이 결과를 근거로 후속 임상에서 환자군 정밀화, 고용량 전략, 관찰기간 연장을 주요 보완 방향으로 제시했다.

고바이오랩 임상균 연구소장(CTO)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체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 세계학술대회(IHMC 2026 SEOUL)’ 인더스트리 세션에서 ‘장-피부 축을 표적으로 한 건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KBL697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BL697은 경증 및 중등도 판상형 건선(Mild to Moderate Plaque Psoriasis)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락토바실러스 가세리(Lactobacillus gasseri) 단일 균주 기반 생균치료제 후보다.

임 소장은 “KBL697은 탐색적 임상 2a상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고,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전체 환자군에서는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임상에는 저용량 KBL697군 26명, 고용량 KBL697군 27명, 위약군 27명이 포함됐다. 치료 발생 이상반응(TEAE)은 저용량군 2명(7.7%), 고용량군 3명(11.1%), 위약군 1명(3.7%)에서 보고됐다.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없었다.

유효성에서는 전체 환자군의 1차 평가지표 미충족이라는 한계가 확인됐다. 반면 사후 분석에서는 후속 개발의 단서가 나왔다. 기저 PASI 점수 10~15인 고용량 하위군에서 16주차 PASI 점수와 BSA가 감소했다. KBL697 투여는 12주차에 종료됐지만, 일부 환자군에서는 16주차에 임상 개선 신호가 더 뚜렷했다.

임 소장은 “투여가 끝난 뒤인 16주차에 일부 환자군에서 개선 신호가 더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다”라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투여 종료 후에도 장내 환경 변화에 따라 효과가 지연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임상 전략은 환자군과 평가 기간 보완에 맞춰진다. 고바이오랩은 전체 건선 환자를 넓게 포함하기보다 기저 PASI 점수가 높은 중등도·중증 환자군을 중심으로 설계하고, 고용량 투여 전략과 더 긴 관찰기간을 반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임 소장은 “다음 단계에서는 더 많은 환자 수가 필요하고, 중등도·중증 환자군을 중심으로 한 설계를 고려할 수 있다”며 “투여 종료 후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관찰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KBL697의 전임상 근거는 염증성 장질환(IBD) 모델에서 출발했다. 임 소장은 DSS 유도 대장염 모델에서 KBL697이 장 상피 구조 회복, 대장 길이 감소 완화, 체중 및 질병활성도지수(DAI)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장 조직에서는 IFN-γ, IL-2, IL-6, IL-17A, TNF-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감소했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 IL-10과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는 증가했다.

임 소장은 “KBL697은 IBD 모델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낮추고 IL-10과 Treg을 높이는 면역조절 효과를 보였다”며 “이 결과가 건선과 같은 다른 면역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는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건선 전임상은 이미퀴모드(imiquimod, IMQ) 유도 마우스 모델에서 진행됐다. KBL697은 건선 중증도 지표인 PASI 점수와 표피 두께를 낮췄고, 양성대조군인 PDE4 억제제 아프레밀라스트(apremilast) 25mg/kg 투여군과 함께 건선 유사 증상을 유의하게 완화시켰다.

작용기전 핵심 유효 물질로는 리포테이코산(lipoteichoic acid, LTA)이 제시됐다. 고바이오랩은 KBL697 분획 중 IL-10 유도 활성이 높은 BHF4 분획에서 LTA를 확인했다. LTA 합성 관련 핵심 효소를 제거한 KBL697 ΔltaS1 변이주는 LTA를 생성하지 못했고, IL-10 유도와 Treg 증가, 건선 증상 완화 효과도 떨어졌다.

임 소장은 “KBL697의 주요 유효 물질은 LTA”라며 “LTA 합성 유전자를 제거한 변이주에서 IL-10 유도와 건선 증상 완화 효과가 사라진 만큼, LTA가 KBL697 기능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L697 유래 LTA는 TLR2/ERK/IL-10 경로를 우선 활성화했다. 반면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유래 LTA는 NF-κB 경로와 IL-6 유도를 더 강하게 나타냈다. 같은 LTA 계열 성분이라도 균주별 구조와 신호 특성에 따라 면역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바이오랩은 자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발굴 플랫폼 ‘스마티옴(Smartiome)’을 기반으로 KBL697을 발굴했다. 스마티옴은 3000명 이상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임상 데이터와 8000개 이상 인체 유래 균주 라이브러리를 결합해 후보 균주를 발굴하고, 10개 이상 질환 모델에서 세포·동물시험으로 효능을 검증하는 플랫폼이다.

고바이오랩은 KBL697의 안전성과 고용량 하위군 16주 반응 신호를 바탕으로 후속 개발 전략을 보완할 계획이다. 환자군 정밀화와 관찰기간 연장으로 보완하고, 장-피부 축 기반 건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임상적 유효성 검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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