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은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탁월한 항산화 작용을 발휘하는 식품이다. 그 때문에 자몽을 원재료로 한 건강기능식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몽 건강기능식품은 다이어트 기능이나 자외선 피부 보호 기능을 표방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시네트롤이라는 원료명으로 판매된 자몽 다이어트 제품은 홈쇼핑과 SNS 채널을 통해 큰 화제를 부르며 인기리에 판매되었던 게 사실.
그러나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몽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고지혈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 다이어트를 하기 전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자몽이 시토크롬 P450 3A4(CYP3A4) 효소를 억제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토르바스틴(Atorvastatin), 로바스타틴(Lovastatin), 심바스타틴(Simvastatin) 등 일부 고지혈증약은 CYP3A4에 의해 대사를 거쳐 배출되는데 CYP3A4의 발현이 억제되면 적절한 대사 과정이 이뤄지지 않아 약물이 체내에 더 오래 잔류하게 된다. 특히 장내 CYP3A4 발현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몽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런던 보건과학센터 의학과 연구팀이 1998년 British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자몽이 최소 20종 이상의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YP3A4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몽 주스에 의해서도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자몽의 특정 성분을 농축한 건강기능식품 역시 상호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2013년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발표한 캐나다 웨스턴 대학 연구팀의 논문을 통해서도 자몽과 약물의 상호작용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다. 자몽의 푸라노쿠마린이 CYP3A4 활성을 낮춰 약물의 대사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몇몇 고지혈증, 고혈압약 등 CYP3A4에 의해 대사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자몽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이어트나 피부미용을 위해 섣불리 자몽 함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