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에서 가장 구조화된 화장품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탈리아에서 K-뷰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지난달 26~29일 열린 제57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엔 한국기업이 총 300여개 참가, K-뷰티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특화 보고서 '이탈리아 속의 K-뷰티 : 시장 구조 및 통합 전망 (2025~2027)'에서, 이탈리아는 단순한 수출 대상국이 아닌 생산·유통·전시 플랫폼이 결합된 '유럽 진입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는 아직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특정 채널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확산이 시작된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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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기능성 중심의 ‘단계적 침투’
현재 K-뷰티의 주요 진입 경로는 디지털 채널이다. 오프라인 유통망이 없는 해외 브랜드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은 대형 유통망이나 전국 단위 향수 전문점 체인보다는 온라인과 도심의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노출되고 있다. 밀라노·로마 등 대도시의 아시아 스킨케어 전문 매장, 콘셉트 스토어,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입지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유통 방식은 전국 단위 확산보다는 시장 테스트와 초기 수요 확보를 위한 단계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이탈리아 내 K-뷰티는 스킨케어 집중도가 높다. 2024년 기준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37억 유로로, 화장품 시장 전체에서 약 28%를 차지했으며, 성장률은 화장품 평균 6.9%를 상회하는 8% 수준이었다. 기능성 제품과 페이셜 트리트먼트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제형 혁신과 루틴 중심 사용 경험을 강조하는 K-뷰티의 소구점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메이크업은 22억 유로 규모로 9% 이상의 회복세를 보였지만, 기존 유럽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강해 한국 브랜드의 진입은 제한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이크업 제품은 대형 유통망(41%)과 향수 전문점(18%)을 중심으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채널 진입이 미미한 K-뷰티가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던 이유다. 현재 K-뷰티 색조 제품은 이커머스와 일부 전문 매장 중심으로 노출되고 있다.
유통 구조는 K-뷰티 확산 속도를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대형 유통망이 55억 유로 규모로 전체의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국 및 건강·뷰티 전문 약국이 19%(26억 유로), 향수 전문점은 18%(24억 유로)다. 이 세 채널이 전체 시장의 78%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선 유통 파트너십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고서는 "K-뷰티 브랜드는 아직 핵심 채널에서 광범위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가격 측면에서 K-뷰티는 디지털 채널과 전문 소매 채널을 중심으로 중간 가격대에 집중돼 있다. 일부 스킨케어 제품은 중고가의 준프리미엄급으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럭셔리 시장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다. 대형 유통망이나 약국 채널에서 주로 취급되는 제품군도 중간 가격대다. 보고서는 "K-뷰티가 접근성이 높은 중간 가격대에 포진해 있으며, 이는 마켓플레이스 및 전문 소매 채널의 주된 포지셔닝과 일치한다"면서도, "더모코스메틱 부문에서 기존의 공고한 유럽 브랜드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뷰티가 향후 준프리미엄급 가격대로 성장하기 위해선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가 필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유통 구조 속 확산과 한계
수요 측면에서도 스킨케어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탈리아 화장품 시장은 약국 채널 확대와 함께 기능성 제품 수요가 증가했다. 대형 유통망은 물량 기준 최대 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프로모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커머스는 제품 탐색과 구매 채널로서 역할이 강화돼 글로벌 브랜드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마켓플레이스 내 제품군 증가, 도심 매장 확대, 전시 참여 증가 등을 통해 K-뷰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는 65개국 이상, 3000개 이상의 기업과 25만 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글로벌 B2B 허브다. 보고서는 유럽 진출 시 유통사 발굴과 OEM 협력 논의가 이루어지는 접점으로 전시회를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향후 유통망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 간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연속성과 규제 대응, 브랜드 자산을 확보한 기업은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며 입지를 강화하는 반면, 기반이 부족한 브랜드는 디지털 채널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탈리아 시장은 소비 확대보다는 산업 통합 역량을 요구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며 "K-뷰티 역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며 단계적으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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