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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짙은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통상 제약업은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거시경제 지표 악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화하는 중동 리스크는 크게 신흥 시장 수출 제동, 원가 부담 가중, 자본 시장 경색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국내 제약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제2의 실크로드 잡아라"… K-제약바이오, 중동 진출 '러시' 현황
가장 뼈아픈 대목은 최근 K-제약바이오의 '신흥 전략 거점'이자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던 중동(MENA) 시장 진출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4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생명공학 전략'을 발표하는 등 중동 국가들의 헬스케어 산업 육성 기조와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진출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은 보툴리눔 톡신 등 에스테틱 제품을 앞세워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으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셀트리온 등은 항암제 및 바이오시밀러 수출을 넘어 현지 의약품 생산시설 구축까지 논의해 왔다. 조아제약을 비롯한 다수 기업은 할랄 인증을 획득해 아랍권 맞춤형 시장을 개척하는 등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파트너십과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한 시장 침투에 공을 들여온 상태다.
그러나 이번 확전 우려로 그간 공들여온 중동 프로젝트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란 인접국으로 확전 우려가 커지면 해당 지역에서의 임상시험, 품목 허가 심사, 합작법인 설립 등의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해상 물류망이 차단될 경우 완제의약품 수출 선적 자체가 불가능해져 단기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고환율·고유가 직격탄… 원료 수입·물류비 부담 가중
생산 원가 상승도 치명적이다. 중동발 위기는 필연적으로 국제 유가 급등과 안전자산(달러) 선호 현상에 따른 '강달러' 기조를 유발한다.
국내 제약사들은 중국, 인도 등 원료의약품(API)의 해외 의존도가 70% 이상으로 매우 높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 단가가 뛰어올라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유가상승은 글로벌 해운·항공 물류비 폭등으로 이어지며, 석유화학 기반의 포장재 및 플라스틱 용기 등 부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쳐 제약사들의 원가 부담을 이중, 삼중으로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 바이오 벤처 '투자 빙하기' 우려
신약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바이오 벤처 업계는 거시경제 불안정에 가장 취약하다.
전쟁 장기화는 글로벌 증시 하락과 투자 심리 위축을 부른다. 기관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뚜렷해지면,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벤처캐피털(VC)의 후속 투자가 말라붙는 '데스밸리'가 한층 깊어질 수 있다. 자금 조달에 실패한 중소형 바이오텍들은 자구책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축소하거나 핵심 파이프라인 매각을 강제당할 위험에 노출된다.
위기 속 기회… 대형 CDMO·바이오시밀러는 '환차익' 수혜
다만 제약업은 필수재라는 특성상 타 산업 대비 수요 감소 폭이 제한적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타깃으로 바이오시밀러 및 위탁생산(CDMO)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 기업들의 경우 오히려 '강달러' 기조가 원화 환산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환차익 수혜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의 장기화는 자금력과 파이프라인 경쟁력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인도·동남아 등으로의 원료 수입선 다변화, 유동성 확보, 환율 리스크 헤지(Hedge) 등 선제적인 위기관리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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