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0억 불 쾌거에도 웃지 못한 제약업계… "약가 인하 파고 막아야"
노연홍 회장 "급격한 약가 개편, R&D 투자 위축 불가피" 강력 우려
복지부·식약처 "수출 100억 달러 돌파 치하… 규제 혁신과 글로벌 진출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제7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제약바이오 부문에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 수상 영예
김홍식 기자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24 17:04   수정 2026.02.24 20:10
24일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81회 정기총회에 참석 내외빈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사상 최초로 의약품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도약의 전기를 맞이한 가운데, 산업계 전반에 짙게 드리운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위기감이 정기총회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4일 오후 서울 방배동 협회 회관 4층에서 제8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윤웅섭 이사장을 비롯해, 임강섭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 등 정부 및 약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글로벌 성과 가시화… 그러나 눈앞엔 약가 인하라는 거대한 파고"

이날 노연홍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달성한 값진 성과를 먼저 짚었다. 노 회장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내며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며 "최근 개발된 국내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가시화하고, 기술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첨단 모달리티와 AI 신약개발을 중심으로 혁신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제약바이오강국'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반전됐다. 노 회장은 "그러나 지금 산업계는 '약가 인하'라는 거대한 파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진단하며, 업계의 절박한 생존 위기를 거론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제약바이오산업 5개 단체가 뜻을 모아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노 회장은 최근 정책 동향과 관련해 "당초 지난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약가 개편안'이 안건에서 제외된 것은 정부가 산업계의 의견을 보다 합리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이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를 향해 뼈있는 당부를 남겼다. 노 회장은 "산업 현장의 여건과 충분한 논의가 반영되지 않은 채 제도가 급격히 변화한다면, 기업 경영은 물론 연구개발 등 각종 투자 위축과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강력히 우려하며, "한번 상실된 산업 경쟁력을 복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체계 마련, 그리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약가관리 정책을 촉구했다.

정부 "현장 목소리 경청하고 규제 혁신으로 화답할 것"

이날 총회에 참석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K-제약바이오의 눈부신 성과를 치하하며, 산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혁신을 약속했다.

보건복지부 이영훈 제2차관의 축사를 대독한 임강섭 과장은 "지난해 대외 환경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이 국내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산업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우리 의약품 무역수지가 2014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역시 축사를 통해 행정 효율화와 규제 선진화 성과를 공유했다. 김 국장은 "식약처는 혁신을 가속화하여 AI 기반의 심사 지원 시스템을 도입, 행정의 효율과 전문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항상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남은 규제는 과감히 혁신하고,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규제는 신속히 도입함으로써 우리 의약품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제7회 약업대상에 윤원영 회장… "모든 약업인과 영광 나누겠다"

이어 국민 보건 향상과 제약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 대한 뜻깊은 시상식이 거행됐다.

가장 큰 이목이 쏠린 최고 영예의 제7회 대한민국 약업대상(제약바이오 부문)은 일동제약그룹 일동홀딩스의 윤원영 회장에게 돌아갔다. 윤 회장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의약품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신약 및 개량 신약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제약산업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단상에 오른 윤원영 회장은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으로부터 순금 30돈으로 제작된 황금 메달을 수여받았으며, 참석자들의 뜨거운 축하 박수를 받았다. 윤 회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제가 뭘 잘해서 받는다기보다 여러분 중 한 사람으로서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상은 저 개인의 것이 아니고 저와 함께하신 많은 분들과 더불어 받는 상"이라며 공을 산업계 전체로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이날 총회에서는 윤석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9대 이사장이 공로상 표창을 수상했으며,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표창 등 산업 및 학계 전반에서 헌신해 온 다수의 유공자들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약가 인하' 저지 총력… 특별예산 15억 원 편성으로 대응력 높인다

이날 총회에서 가장 무게감 있게 다뤄진 대목은 단연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대응이다. 사무국 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신약 생태계 조성과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 체계 마련, 약가 관리 합리화를 차원에서 신규 등재 약가를 인하하고 계단식 약가 인하를 강화하는 등의 개편안을 추진해 왔다.

이에 협회는 제약바이오 5개 단체가 연합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 언론, 정부 부처를 상대로 산업계의 피해와 생태계 붕괴 우려를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그 결과, 당초 2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개편안이 안건에서 보류되는 성과를 끌어냈다.

협회는 2026년도 사업계획에서도 약가제도 개편 대응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특히 약가 정책 대응을 위한 특별 사업비로 15억 원을 별도 책정하여 산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협회 측은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실패한 제도로서 시장의 부담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약가 관리 합리화 시행 유예와 혁신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제고될 수 있는 개편안 마련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수출 105억 달러 돌파… 2026년 'AI 신약·글로벌' 역량 고도화

위기 속에서도 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은 돋보였다. 2025년 의약품 생산 실적은 약 32조 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며, 수출액은 105억 달러를 달성했다. 국내 개발 신약도 3개가 추가로 허가받아 총 42개의 국산 신약을 보유하게 됐다.

협회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6년도에도 'AI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고삐를 죈다. AI 신약 연구원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AI가 통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스위스 허가 지원 사무국 등을 운영하며, 국가별 허가 규제 정보와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해 회원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조직 규모 확대 맞물려 상근 임원 5인으로 증원… 새 이사장단 출범

사업 영역 확대에 따른 조직 개편도 단행된다. 협회 사무국 인력이 2014년 32명에서 73명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정관 개정을 통해 상근 임원 정원을 기존 4인 이내에서 5인 이내로 확대했다. 아울러 협회의 공동 소관 부처로 보건복지부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정관에 공동 명기하는 안건도 승인되었다.

새로운 리더십도 진용을 갖췄다. 제16대 이사장단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차기 이사장단이 선임되었다.

한편, 협회의 2026년도 예산은 고유 목적 사업 수입 총계 약 118억 원, 수익 사업 회계 약 150억 원 규모로 편성되어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 수상자 명단

▲ 제7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제약바이오 부문) :윤원영 (일동제약그룹 일동홀딩스 회장)

▲ 공로상 표창 : 윤석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9대 이사장)

▲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 최인희 (재단법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실장), 최정인 (유한양행 부장), 윤동민 (한독 팀장), 공정한 (휴온스 팀장)

▲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 : 이도희 (동아ST 팀장), 임석재 (유한양행 부장), 윤철희 (한미약품 그룹장), 이명모 (씨지인바이츠 팀장)

▲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표창 : 김정연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 김정민 (아이앤씨피 대표), 김성진 (HK이노엔 생산팀장), 정재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리)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표창 : 신승우 (대웅제약 팀장), 김용운 (GC녹십자 경영실장), 정상근 (충남대학교 교수), 임재성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 팀장), 이혜정 (건일제약 팀장)

▲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표창 :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 김현식 (한국파비스제약 부사장), 천청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연구위원), 이진희 (일동홀딩스 상무이사), 박종영 (동아제약 책임), 진충현 (인천관광공사 과장), 마수연 (대한적십자사 과장), 이주희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감사장 : 김정일 (일간보사 부국장), 김양균 (지디넷 기자), 왕해나 (매일경제 기자), 황진중 (뉴스1 기자), 이지원 (메디게이트뉴스 기자)

 

총회 전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대신해서 축하는 임강섭 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 과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이상봉 의약품안전국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약업대상 수상하는 윤원영 회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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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주관하는 윤웅섭 이사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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