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펀드 이사회 투표권 있는 이사국 지위 확보
글로벌펀드 8차 재정공약 정상회의서 1억 달러 공약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23 07:00   수정 2025.11.23 19:10

11월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8차 재정공약 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2026년에서 2028년까지 1억 달러(약 1470억원)를 기여하겠다고 공약했다.

글로벌펀드는 2002년 G8 국가들이 주도해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보건기구로, 현재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HIV/AIDS, 결핵, 말라리아 대응과 보건의료체계 강화, 팬데믹 대비 등을 지원하며 지금까지 약 7천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연간 약 50억 달러(약 7조 3,500억원)의 재정을 운영하며, 이를 마련하기 위해 3년마다  재정공약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가 공동 주최한 고위급 회의로, G20 정상회의 일정과 연계해 진행됐다. 글로벌펀드는 행사 직후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번 재정공약 결과를 “전례 없는 지정학·경제적 도전 속에서 확인된 국제사회의 강력한 연대”라고 평가했다

 8차 재정공약 목표 180억 대비 113.4억 달러 조성

글로벌펀드는 2026–2028년 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180억 달러를 목표로 재원을 모금했으며, 총 113억 4천만 달러가 달성됐다고 발표했다.여러 국가의 재정 긴축과 국제 정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연대를 보여준 성과로 평가된다. 

일본, 프랑스, EU, 스위덴 등 기존의 주요 공여국이 자국 내 상황으로 인해 공약   발표를 보류한 만큼, 향후 총 공약액은 추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1억 달러 공약 유지... 투표권 있는 이사국 지위 확보

한국은 지난 7차 재정공약과 동일한 1억 달러를 공약했다.

글로벌펀드는 한국을 “글로벌펀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유지한 공여국”으로 평가하며 이번 공약을 통해 글로벌펀드 이사회 투표권이 있는 이사국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벌펀드 설립 초기였던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이사회에 새로운 투표권 보유 국가가 추가되는 사례다. 

미국, 글로벌펀드에 46억 달러 약정… “혁신적 파트너십 강조”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원조 관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펀드에 46억 달러 약정을 발표했다. 지난 7차 재정공약보다는 감소했지만, 미국은  “다른 국가 공약액 2달러당 1달러를 매칭해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글로벌펀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펀드를 “생명을 구하는 보건의료 인력을 지원하고,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조달체계를 갖춘 필수적 파트너”로 평가하며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롭게 수립된 미국 글로벌보건 전략에서도 글로벌펀드를 중점 협력할 유일한 글로벌보건기구로 명시했다.

G20 국가 전체 89.6억 달러 기여… 한국도 주요 공여국으로 자리매김

G20 국가들은 이번 공약에서 총 89억 6천만 달러를 약정했으며, 글로벌펀드는 이를 “G20 차원의 글로벌보건 리더십 결집”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역시 G20 공여국으로서 “강력한 의지를 유지한 국가 중 하나”로 언급됐다. 

또, 미국·영국·독일 등 전통적 공여국뿐 아니라 인도·아일랜드·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들이 기여를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은 공여국 중 중견국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 바이오기업의 조달 확대 기대

글로벌펀드는 매년 약 25억 달러 규모 보건의료 제품·기기·기술을 조달하는 보건 분야 최대의 조달 플랫폼이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펀드 주요 조달 파트너로 2010~2024년 동안 한국 기업들이 공급한 진단기기·의약품 규모는 약 8억 4,900만 달러(1조 2,48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공급국 중 6위, 그중 진단기기 분야  세계 1위다.

8차 재정공약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한희정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존 공약 수준을 유지한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국의 공약 유지와 투표권이 있는 이사국 지위 획득은 글로벌펀드와  전략적 협력을 한 단계 강화했으며, 글로벌펀드는 이번 공약회의에서 ‘혁신성을 보여준 국가’로 한국과 미국을  지목했다. 이는 한국 보건산업 기술혁신을 인정한 것으로, 글로벌 조달시장 접근 성 확대와 감염병 대응 기술 국제적 확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길리어드사가 개발한 6개월 지속형 HIV 치료제이자 향후 예방(PrEP) 분야에서도 높은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혁신 신약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를 글로벌펀드를 통해 파트너 국가들에 본격 확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는 국내 유일 글로벌보건 정책 애드보커시(옹호) 비영리단체로 2011년부터 글로벌펀드와 협력해오며 한국 정부·국회·기업 등과 함께 보건 재정 확대 및 정책 제안 활동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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