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연간 비닐 쇼핑백 12개 분량 흡입
佛 툴루즈대학팀 “자동차 내부 1m³당 미세플라스틱 입자 2,238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19 06:00   수정 2025.08.19 06:00


 

사람들이 호흡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는 분량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잠시나마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이 앞서게 하고 있다.

생수 용기(容器)에서부터 각종 패키징, 슈퍼마켓용 쇼핑백 등의 플라스틱 제품들을 통해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같은 내용은 화장품 용기 뿐 아니라 세안제와 바디 스크럽, 클렌저 등을 포함한 일부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제품에도 적잖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주목할 만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적인 환경보호단체 인바이런먼틀 워킹그룹(EWG)은 이 같은 연구결과가 지난달 30일 과학저널 ‘미국 국립과학도서관誌’(PLoS One)에 “실내공기에서 사람들의 PM10 미세플라스틱 노출” 제목으로 게재됐다고 7일 공표했다.

이 같은 내용을 게재한 연구팀은 프랑스 툴루즈대학 환경과학과의 제로엔 E. 손케 박사팀이다.

EWG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남극대륙에서부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海口)에 이르기까지 예외없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툴루즈대학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또는 자동차 등의 내부와 같이 좀 더 현실세계와 가까운 곳들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측정했다.

면섬유 1개 정도의 폭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나안(裸眼)으로는 볼 수 없는 데다 특수 과학도구를 사용해야 가능한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을 측정한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은 사람의 폐 내부로 깊숙이 침투해 면역계를 파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에 갖가지 유해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WG에 따르면 툴루즈대학 연구팀은 자동차 내부공간에 가장 높은 수치의 미세플라스틱을 측정할 것으로 나타나 사람들이 지금까지 예측해 왔던 수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을 흡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동차 내부의 탑승공간에서 1세제곱미터(m³)당 평균 2,238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측정된 것으로 나타나 전형적인 주거환경 내부에서 측정된 1m³당 523개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그리고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 입자들 가운데 94%는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미만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툴루즈대학 연구팀은 이처럼 자동차 내부에서 다른 환경들에 비해 미세플라스틱 수치가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 제한적인 환기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좀 더 명확한 원인을 알아낼 수 있으려면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툴루즈대학 연구팀은 앞서 실내공기의 미세플라스틱 양을 측정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관련 연구사례 등을 상기시키면서 사람들이 호흡을 통해 하루에 약 6만8,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흡입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WG는 플라스틱이 식품이나 종이와 달리 분해도히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물질임을 상기시켰다.

더 작고 미세한 입자로 쪼개질 뿐, 변함없이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비닐봉지와 컵, 생수 용기 뿐 아니라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합성 카펫섬유 등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속에서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폭넓게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WG의 경우 지난 30년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각종 독성물질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고 제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최근 EWG는 최대 연간 비닐 쇼핑백(plastic shopping bags) 12개 분량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을 흡입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에나(ubiquitous) 존재하는 데다 사람의 몸속 또한 예외는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툴루즈대학팀의 연구결과는 플라스틱 오염과 관련한 글로벌 플라스틱 조약이 각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플라스틱 사용감축을 위한 구제적인 협의가 한창 진행 중에 있는 것.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량의 한도를 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를 개선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상당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WG는 AP통신의 보도내용을 인용하면서 미국이나 사우디 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산유국들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제한하는 데 반대하고 있는 반면 100여개 국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생산량에 한도를 정하는 대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단호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세계 각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오는 2060년에 이르면 지금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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