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1주년 특별인터뷰]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 개발은 신의 한 수 일까요?”
ADC 치료제 경쟁력 좌우할 핵심 요소는 기존 치료제 한계 정면 돌파하는 구조적 혁신
ABL206·ABL209 뛰어난 전임상 데이터 보유…2025년 말부터 임상시험 진입 전망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3-27 06:00   수정 2025.03.27 08:50
패트릭 즈와이들러-맥케이 박사가 최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ADC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분야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적극적인 기술 투자와 최근 잇따른 FDA 승인을 통해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바이오텍이 기존 연구개발 전략에서 임상적 실패, 기술적 한계 또는 효능 미달과 같은 난관에 부딪히며 연구 방향을 바꾸거나 수정하고 있다. 

문제는 상당수 기업이 실패에 따른 리스크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우려해, 근본적인 혁신보다는 이미 검증된 기술을 소폭 변형하는 수준의 '소극적 전략'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ADC 분야에서는 이미 성공이 입증된 표적을 유지한 채 링커 또는 페이로드만 교체하는 제한적 개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ADC가 제약바이오 시장의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 잡으면서, 기술력이 부족함에도 항체와 ADC라는 이름표를 붙인 채 연구개발에 임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접근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이러한 업계의 흐름과는 다르게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이중항체 ADC'라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도전적인 행보를 선택했다. 단순한 개량이나 기술적 수정에 그치지 않고 자사의 핵심 강점인 이중항체 기술과 ADC 기술을 결합해, 치료 효율성과 적용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약업신문은 최근 글로벌 ADC 임상 개발 전문가인 패트릭 즈와이들러-맥케이(Patrick Zweidler-McKay) 박사(MD/PhD)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전략적 시도가 기존 바이오텍 기업들의 소극적 전략과 본질적으로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ADC 기술의 근본적 한계를 뛰어넘는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심도 있게 검증해 보았다.

 

패트릭 즈와이들러-맥케이(Patrick Zweidler-McKay) 박사(MD/PhD)  주요 경력

·2024년 9월 ~ 현재   Zweidler-McKay Consulting - ADC 임상 개발 컨설팅

·2024년 2월 ~ 2024년 9월    Abbvie - CD123 표적 ADC 신약 개발 총괄

·2016년 10월 ~ 2024년 2월   ImmunoGen - CD123 표적 ADC 개발 책임, 백혈병 림프종 치료용 ADC 파이프라인 개발 주도

·2005년 3월 ~ 2016년 9월   MD Anderson Cancer Center - 소아암 연구 관련 협력 프로그램 구축, 소아 혈액암 환자 진료 및 치료 담당

 

최근 ADC 글로벌 시장 동향과 연구개발 전략에서 특이점은. 

현재 ADC 분야는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15개 이상의 ADC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작은 시장에 불과했으나,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적 진보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ADC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50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개발되고 있는 ADC 상당수가 기존 ADC를 단순히 변형하거나 개량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표적으로 HER2를 표적으로 한 ADC가 임상시험에서 성공을 거두면, 많은 기업이 HER2 표적은 유지한 채 페이로드(Payload)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점진적 개선(Incremental Improvement)’에 해당하며, 혁신보다는 제한적인 발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 FDA가 승인한 ADC 15개 중 10개는 기존 표적을 그대로 유지한 채 페이로드 또는 링커(Linker)만 개량한 사례다.

단순히 페이로드를 교체하는 방식만으로는 ADC 기술의 근본적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다. ADC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는 결국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구조적 혁신이다. 표적 선정부터 구조적 설계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질 때, ADC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혁신적인 치료제가 될 것이다.

현재 ADC가 가진 한계와 앞으로 발전 방향은.

ADC가 더 넓은 환자군에 의미 있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한정적인 적용 범위를 과감히 넘어서야 한다. 앞으로는 특정 암 유형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광범위한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ADC 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된 ADC 대부분은 특정 암 유형이나 일부 한정된 환자군에서만 적용 가능하다는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난소암 환자라 할지라도 특정 바이오마커를 가진 환자에게만 ADC 치료가 허용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상당수 환자가 적절한 치료 옵션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용화된 ADC의 반응률(Response rate)은 평균 30~50% 수준에 불과하다.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 중 최대 70%는 치료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ADC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 중 하나로, 차세대 기술의 혁신적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이중항체 기반 ADC(bispecific ADC), 차세대 링커-페이로드 기술,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와의 병용 전략 등을 통해 반응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DC가 치료제로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3~5배 많은 종류의 ADC 치료제가 개발돼야 한다. 주로 활용되는 유방암, 난소암, 방광암과 같은 제한된 암종에서 벗어나, 신장암, 췌장암, 뇌종양 등 아직 치료제가 미비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이 필요하며, 기존 ADC 대비 더 넓은 암세포 스펙트럼을 효과적으로 타깃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박사님께서 참여한 FDA 승인 ADC 중, 기억에 남는 ADC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애브비의 ‘엘라히어(Elahere, Mirvetuximab soravtansine)’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치료제는 엽산 수용체 α(Folate receptor α)를 표적으로 하며, Maytansinoid 계열인 DM4(Metansine)를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구조적으로는 HER2 표적 ADC로 유명한 캐싸일라(Kadcyla, T-DM1)와 유사하나, 캐싸일라가 1세대 페이로드를 사용했다면, 엘라히어는 2세대 페이로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엘라히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임상시험 초기의 환자 선별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 당시 엽산 수용체 α를 발현하는 모든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나,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1 정도에서만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이후 추가 연구를 통해 엽산 수용체 α 발현이 특히 높은 환자군에서만 유의미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결국 환자군 선별 기준을 높게 재설정해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DC 개발에 바이오마커 기반의 정밀한 환자 선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또 다른 도전 과제는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기술의 부재였다. ADC는 표적 단백질의 발현 수준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밀한 진단 장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초기 임상에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진단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임상 3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정밀도가 높은 동반진단법을 도입해 환자 선별의 정확성을 높였고, 최종적으로 유효성을 입증해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ADC 개발과 동반진단 기술의 병행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치료 반응 지속 기간(DOR, Duration of Response)이 평균 5.5~6개월로 짧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치료에 반응한 환자들마저 반응 지속 기간이 반년에 그쳐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효율적인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 개발, 신규 표적 발굴을 통한 내재화 효율 개선이 필요함을 느꼈다.

기존 ADC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ADC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진단과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혁신 없이는 ADC가 빠르게 변화하는 항암 치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ADC 표적(Target)과 개인적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표적은.

ADC 개발에서 가장 주목받는 표적은 HER2, EGFR, TROP2(Trophoblast cell surface antigen 2)다. 이 표적들은 이미 여러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검증됐다. 그러나 기존에 검증된 표적만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기술적 정체에 빠질 수 있어, 신규 표적 발굴과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관점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ADC 개발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에 널리 검증된 표적 활용 또는 새로운 신규 표적 결합 등 다양한 표적 조합을 활용한 이중항체 기반 ADC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 ADC를 모방하거나 페이로드만 변경하는 것이 아닌, 기존 표적의 신뢰성에 신규 표적의 이점을 결합해 치료 효능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표적은 특정 암종에서만 제한적으로 발현되는 표적이 아닌, 여러 암종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현되는 범용성 높은 표적(Ubiquitous targets)이다. 대표적으로 Claudin, Mucin, TROP2와 같은 표적들이다. 이 표적들은 특정 종양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고형암에서 폭넓게 발현된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이는 ADC가 특정 암 환자군만이 아니라, 다양한 암 환자에게 보편적인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ADC가 지속해서 발전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기존 표적과 신규 표적을 전략적으로 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페이로드 독성을 최소화하면서도 광범위한 암종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 표적 발굴과 최적화도 핵심이다.

이중항체 ADC가 기존 단일항체 ADC와 비교해 가지는 차별성과 강점은.

이중항체 기반 ADC는 기존 단일항체 기반 ADC에 비해 더욱 정밀하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단일항체 ADC가 한 가지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 반면, 이중항체 ADC는 동시에 두 가지 항원을 겨냥함에 따라 약물 전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항암 효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중항체 ADC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효능(Efficacy)이다. HER2만을 표적으로 하는 단일항체 ADC의 반응률이 약 30%라면, HER2와 추가적인 신규 표적을 함께 타깃하는 이중항체 ADC는 이 반응률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반응률의 향상은 단순히 숫자적 개선을 넘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또한 이중항체 ADC는 기존 ADC에 비해 적용 가능한 암종이 훨씬 넓다. 단일항체 ADC는 특정 표적이 명확하게 발현되는 일부 종양 유형에 국한돼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이중항체 ADC는 두 가지 표적 중 하나가 특정 종양에서 덜 발현되더라도 다른 표적의 높은 발현율에 따라 보다 다양한 암종에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즉, 이중항체 ADC는 기존 한정된 환자군을 뛰어넘어 더 넓은 환자층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패트릭 즈와이들러-맥케이 박사.©약업신문

이중항체 ADC가 효능이 더 강력해지는 만큼, 독성도 함께 증가하는 것은 아닌지.

이중항체 ADC가 효능이 증가한다고 해서 독성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효능과 독성 사이의 균형을 최적화해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적 이점을 가진다.

ADC에서 나타나는 대부분 독성은 표적 자체보다는 페이로드에 의해 발생한다. ADC는 특정 표적에 결합한 후 종양 세포 내부로 들어가 강력한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방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때, 약물의 독성은 항체가 인식하는 표적의 수보다는 방출되는 페이로드의 절대량과 연관성이 높다. 이중항체 ADC가 기존 단일항체 ADC와 동일한 양의 페이로드를 유지한다면, 독성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중항체 ADC는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타깃으로 함으로써 종양 세포 내부로의 약물 흡수가 향상된다. 이는 동일한 양의 페이로드를 사용하더라도 약물이 정상 조직으로 누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종양 조직 내에서의 약물 농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암세포에 대한 선택적인 약물 전달 효율성만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이중항체 ADC는 '치료역(Therapeutic window)'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기존 ADC는 효능을 높이기 위해 용량을 증가시키면 독성 또한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중항체 ADC는 두 표적을 이용해 더욱 정교하게 암세포만을 타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적은 약물 용량에서도 높은 치료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독성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효능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ADC 개발을 본격화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 기술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에이비엘바이오는 △표적 최적화 △분자 안정성 △긴 반감기(Half-life) △효율적인 내재화 등에 초점을 두고 이중항체 ADC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은 기존 ADC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이며, 앞으로 ADC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임상적으로 검증된 링커-페이로드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ADC 치료제 개발의 핵심인 표적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많은 경쟁사가 항체, 링커, 페이로드를 모두 새롭게 설계하려고 시도하지만, 이와 같이 동시에 여러 요소를 변경할 경우 임상시험에서 실패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링커-페이로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표적 결합력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는 경쟁사에 비해 높은 분자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중항체 ADC는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타깃으로 해야 하므로 구조가 복잡해진다. 제조 과정에서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 구조를 견고하게 설계해, ADC가 혈액 내에서 분해되거나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최소화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기술적으로 명확한 강점이며,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경쟁 제품보다 긴 반감기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일부 ADC는 체내 반감기가 40시간 미만으로 짧기 때문에 종양에 충분한 약물을 전달하기 어렵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는 체내에서 5~10일까지 안정적인 약물 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환자에게 투여된 약물이 암세포에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는 표적과의 결합력 및 내재화 효율성에 최적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경쟁사의 이중항체 ADC는 표적 간 물리적 거리나 결합력이 낮아, 종양 세포 내부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은 두 표적에 안정적으로 결합해 세포 내부로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종양 세포 내에서의 약물 작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협력사 시나픽스(Synaffix)의 링커, 페이로드 기술력은.

에이비엘바이오는 시나픽스의 링커-페이로드 시스템을 채택해 ADC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나픽스 기술은 최근 다양한 ADC 임상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특히 자유 페이로드(Free payload)의 방출을 최소화해 치료 안전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효능까지 입증한다면, ADC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매우 유망한 기술적 파트너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나픽스 링커-페이로드 기술은 뛰어난 안정성(Stability)과 안전성(Safety)을 갖추고 있다. ADC 치료제의 독성은 주로 표적 단백질 자체보다 페이로드의 체내 방출로 인해 발생한다. 과도한 자유 페이로드가 방출될 경우 정상 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각한 전신 독성(Systemic toxicity)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시나픽스는 링커와 페이로드의 구조적 안정성을 최적화해 자유 페이로드 방출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 덕분에 시나픽스의 시스템을 적용한 ADC는 임상에서도 낮은 독성 프로파일을 보이며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기존 기술보다 높은 화학적 안정성을 갖춤에 따라, 제조 난이도와 공정의 복잡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양사는 생산 비용과 제조 난이도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며 상업성 우위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 ‘ABL206’과 ‘ABL209’ 전망은.

ABL206과 ABL209는 뛰어난 전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두 후보물질을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에 진입시키는 전략은 매우 현명하고 경쟁력이 높은 선택이다. 향후 임상에서의 성공적 데이터 도출 여부가 중요하겠지만, 전임상 데이터를 고려할 때 현재까지는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BL206과 ABL209는 향후 임상시험에 진입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임상 단계의 데이터만으로는 임상 단계에서 실제 환자군에서 나타날 최종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206과 ABL209의 임상 진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두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은 모두 시나픽스의 검증된 링커-페이로드 시스템을 활용한다. 그러나 표적 조합(Target pairs)이 서로 다르게 구성돼 있다. ABL206은 2025년 말, ABL209는 2026년 초에 각각 임상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각 후보물질이 다른 암 표적 조합을 겨냥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암종과 환자군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두 개의 ADC 후보물질을 거의 동시에 임상에 진입시키는 전략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이자 전략적 이점이다. 일반적인 바이오텍은 하나의 후보물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임상 실패 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두 가지 후보물질을 동시에 임상에 진입시킴으로써, 사실상 임상 성공 가능성을 두 배로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축구 경기에서 골문을 향해 두 번의 슛을 날리는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하나의 ADC가 실패해도 다른 후보물질이 성공할 가능성을 확보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더욱이 두 후보물질이 모두 성공적으로 임상을 통과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ADC 시장에서 리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은 신의 한 수일까요.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게 ADC의 핵심 요소를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단순한 개선을 넘어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단지 페이로드의 소폭 변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표적 구조 자체를 새롭게 구성한 이중항체 기반 ADC를 통해 차원이 다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러한 접근법은 ADC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존 ADC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적 최적화를 통해 치료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 기술 개선 수준을 넘어선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ADC는 평균 18~20년이라는 오랜 연구 기간이 소요됐으며, 임상 단계에서만도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표적 선정과 기술적 한계 등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이중항체 플랫폼과 최신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또한 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등, ADC 개발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은 항암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접근이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패트릭 즈와이들러-맥케이 박사.©약업신문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