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제약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투자 확대 압력에 대규모 투자 경쟁에 돌입했다. 존슨앤드존슨(J&J)과 일라이 릴리는 각각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미국 내 제조시설 확장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제약산업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존슨앤드존슨은 최근 향후 4년간 총 550억 달러(약 73조 원)를 미국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미국 내 3곳 신규 제조시설 건립뿐 아니라 기존 의약품 및 의료기기(메드텍) 생산시설 확장도 포함돼 있다.
회사는 이미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 20억 달러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시설 건립을 시작했으며, 이 시설에서 암과 면역질환, 신경질환 치료제를 생산해 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새롭게 건설될 3곳의 공장 위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라이 릴리 역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약 제조시설 확충에 나섰다. 일라이 릴리는 향후 5년간 총 27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자해 4곳의 대형 제조시설 '메가사이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로써 릴리가 지난 2020년 이후 미국 내 제조시설에 투자한 총액은 500억 달러(약 66조 원)를 뛰어넘는다.
이번 신규 제조시설 건립은 미국 내 3000개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가운데 3곳은 의약품 원료(API)를 생산하며, 나머지 한 곳은 주사형 의약품 생산 시설로 운영될 계획이다.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이번 투자가 "미국 내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미국 내 API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 경쟁은 미국 정부가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 강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일례로, 최근 애플 역시 4년간 5000억 달러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의약품 제조 기반을 강화할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약품 공급을 보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존슨앤드존슨과 일라이 릴리의 투자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향후 다른 글로벌 제약기업들 역시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이들의 치열한 투자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