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은 단기적, 화장품은 계속 간다
미국·중국 경기 전망이 국내 화장품업계 성패 좌우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2-16 06:00   수정 2024.12.16 06:01

시국의 불확실성은 단기 이슈일뿐, 화장품산업은 글로벌 경기의 방향성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상계엄, 내란, 탄핵으로 이어지는 사태로 전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불확실한 시국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와 자영업, 관광·면세업 등은 12월 특수를 전혀 기대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화장품은 주로 해외를 겨냥하는 업종인 만큼, 아직까진 드러나는 손실이 크지 않다. 지난 3일 계엄 선포 이후 4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증시가 요동쳤음에도 화장품주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화장품 업종에 대한 전망이 국내의 불안정한 상황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신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불안정성은 길게 가지 않는 이슈이고, 오히려 미국 중국 등의 주요 해외 시장의 경기 회복 전망이 화장품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15일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 불확실성의 증시 영향은 주로 단기적이었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좌우했다"며 "중국 경기부양책 세부내용과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선 지난 9일 내년 경제 정책과 관련해 내수 부양 의지를 강조하며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11~12일 진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중국이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건 14년 만이다.

중국의 행보는, 쉽게 말해 시장에 돈을 풀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소비자들의 수입이 늘고, 이는 소비심리 회복과 내수 진작으로 이어진다. 길어지는 불황에 1년 내내 바닥을 찍고 있는 소비를 되살리기 위한 강구책이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혜를 입을 업종이 화장품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화장품주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주간임에도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됐다.

올해 내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화장품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중국의 경기 부양의 의지가 재확인되자 많게는 10%까지 급등했다. 국내 주요 화장품주를 모은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화장품'은 4일 2535원에서 13일 2705원으로 뛰어 올랐다. 10일부턴 4 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다시 들어설 트럼프 정권의 경제 정책 및 경기 전망이 업계의 내년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위원은 "2025년 도널드 트럼프 정권 초기 미국 소비 경기가 호조를 띨 가능성이 높아 미국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던 한국 인디뷰티 화장품사들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 제조 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ODM사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중장기 수혜를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권했다.

특히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3사에 대해서 박 연구위원은 "중국 법인 실적 부진이 2025년부터 나아질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 중국 경기의 동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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