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계 '이제는 내실경영' 목소리 고조
문전약국 부도이후 긴장감 팽배-외형은 지양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2-09 18:12   수정 2004.02.11 22:56
도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최근 S 문전약국 부도로 그간 우려해왔던 일이 현실로 닥침에 따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때를 맞춰 내실경영에 치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전약국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새어 나왔다. 언제 터질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던 상황에서 이번에 터진 것.

거래를 중단하거나 대비책을 마련한 업소들은 다행히 비껴갔지만 이렇지 못한 업소들은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부도 이후 많은 업소들이 큰 금액의 거래를 줄이거나, 거래 문전약국 사장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 도매업계의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하나 둘 무너지면 그간 결제, 회전기일 등 상당부분 손실을 감수하고 거래를 해 온 도매업소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

거래를 하지 않는 업소들도 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치칼 업소 일부에서는 약국도 담보를 받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민이다.

업계 한 사장은 " 의약분업 특수로 잘 됐는데 다 빼주다 보니 이제는 무엇 때문에 장사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절대적으로 마진이 없기에 하나가 물리면 그대로 손실로 나오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품목도매의 영향으로 기존 도매가 상당한 피해를 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품목도매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도매업소들은 겉으로만 멀쩡한 품목도매들이 경영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는 등 행동에 나설 경우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사장은 " 최근 들어 세무서에서 매출할인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추세다. 국내 세무행정만큼은 선진국 수준이기 때문에 마음먹고 조사하면 어떤 형태로든 추징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며 업계에서는 이제는 내실경영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외형에만 급급하면 그대로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

이 사장은 " 각 도매업소 간부들을 만나보면 '회사 회의 때 대표자로부터 적자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며 " 하지만 영업패턴상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이제는 외형성장에만 치중하지 말고 내실경영을 다지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심지어 창고직원을 포함해 직원들이 적합한 이직 처를 물색하는 예도 상당수 나타나는 등 내부적으로 힘든 회사들도 꽤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병원분회 한 간부는 " 버는 돈을 부채비율을 개선하거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지 않고 계속해서 잘 될 것이라 판단하고 다른 곳에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는 이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 너도나도 소탐대실하다 보니 제약사가 도매를 무시하는 원인도 됐다. 내실경영에 나서며 스스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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