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대통령, 비만 치료제 고가 문제 맞서 샌더스와 합류
바이든·샌더스, 노보·릴리 비만 치료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
"미국 내 의약품 가격, 다른 선진국 대비 터무니없이 비싸"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 미국 내 비싼 약값 문제로 정치적 압박 증가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7-05 06:00   수정 2024.07.05 06:12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USA Today를 통해 GLP-1 계열의 치료제에 대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사설을 내보냈다. 사실상 샌더스 상원의원의 캠페인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비만 치료제를 표현한 이미지. © 아이스탁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의 당뇨 및 비만 치료제들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의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로써 샌더스 상원의원은 공식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셈이다.

최근 USA Today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같은 성분으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 받은 오젬픽(Ozempic)에 대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라고 비난했다.

공개된 사설의 주된 비판 요점은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해당 약들의 가격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사원의원은 사설을 통해 “미국 국민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청구하고 있다”며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역시 미국에서 월 1100달러 수준의 가격을 부과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위고비, 오젬픽과 같은 GLP-1 계열 테라제파티드 성분의 일라이 릴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와 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도 비난의 대상에 함께 포함됐다.

이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단순화해 잘못 표현되고 있는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각 국가마다 자체적인 건강 관리 시스템이 있고,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제한적인 비교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시 반박했다.

일라이 릴리 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릴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 내의 가격을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것은 환자 부담 가능성 프로그램과 제약 회사가 PBM(미국 내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에 지불하는 수천억 달러의 할인 및 수수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은 약가를 낮추는 것이 아닌 오히려 지금보다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 내 높은 약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약가 협상 확대(Expand negotiations on drug prices)’를 언급했다. 미국 의료 메디케어 파트 D 환자를 위한 2000 달러의 최대 자기부담금을 모든 미국 내 국민에게 적용하겠다는 것.

이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허용될 20개 약품 대신 최소 50개 약품의 가격을 메디케어가 협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의회의 움직임만으로는 어렵다”며 “제약사도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하고 있는 착취 행동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USA Today를 통해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의 사설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노보 노디스크와 지난 수 개월간 겪고 있는 갈등 속에 나왔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이끌고 있는 상원 보건, 교육, 노동 및 연금(HELP) 위원회는 지난 4월 노보 노디스크의 CEO인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Lars Fruergaard Jorgensen)에게 서신을 통해 ‘오젬픽과 위고비에 대해 부당하게 높은 가격을 청구한 점’을 언급하며 회사를 비판했다.

HELP 위원회는 이어 지난 5월, 미국에서 GLP-1 지출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GLP-1 계열의 위고비와 오젬픽이 미국 의료 시스템을 ‘파산’시킬 수 있다고 결론 지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위원은 사설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을 다시 한번 경고했다.

지난 달, HELP 위원회 의장인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 가격 책정 전략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노보 노디스크 임원을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는 9월 초 요르겐센 CEO의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요르겐센 CEO는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책정 전략에 대한 답변을 위해 오는 9월 미국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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