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심' 하향 조정... "비축물자 점검 논의 필요"
"오미크론 대유행 따라 급증하는 환자 대비 필요"…"국가적 재난 예방 중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4-22 06:00   수정 2024.04.22 06:01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나면서 위기 단계가 관심으로 하향된 가운데, 또 다른 미래 펜데익을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유행 중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은 의약품 비축물자를 표현한 이미지. © 아이스탁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돌아서면서, 코로나19 치료제도 인플루엔자 치료제와 같이 명확한 기준을 세워 비축물자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과정을 거치는 동안 발생했던 의약품 부족 사태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8월 질병관리청은 올 해 상반기까지 고위험군 집중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의 무상 지원체계를 유지한다고 밝히며, 이르면 올 해 상반기 코로나19 치료제를 일반 보험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19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하향하며,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일상 회복을 위해 방역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한편, 가까운 미래 또다른 팬데믹이 올 것에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이행해 이를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 발표에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하여 다른 4급 감염병과 동일하게 향후 건강보험 등재 전까지 최소한의 본인부담액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히며,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는 일반 보험 체계를 앞두고 급여 등재 심사가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WHO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를 선언하며, 코로나19의 잠재적인 발생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장기적인 관리체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장기적인 관리체제’란 향후 언제 발생할지 모를 대유행(Surge)을 얼마나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며, 인플루엔자와 같이 인구 대비 코로나19 치료제 비축을 통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보건복지부인 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가 향후 코로나19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100만 회분을 추가로 구매, 사전 비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분석사 에어피니티(airfinity)가 올해 1월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사전 253만 회분의 팍스로비드를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독일은 100만 회분, 프랑스는 50만 회분, 이탈리아는 60만 회분을 사전 비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국가별 팍스로비드 비축량. 정리 약업신문.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발생할 대유행에 대비해 코로나19 치료제를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비축할지에 대한 계획이 시급하다.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의 경우 대유행 모델링 연구에 따라 목표 비축 비율을 우리나라 인구대비 25%로 두고 있는데, 이제는 코로나19 치료제도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 최소 중증 환자 및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변이를 거듭하며 기저질환자 및 고령 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기간동안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BA.1/BA.2 우세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위중증 환자(78.6%)가 발생했고, 이 시기에 확진자가 34.1배 급증하면서 사망자도 3.6배 증가했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절대적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해 80세 이상은 이 시기에 주 평균 100만 명 당 200명의 사망률을 나타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추은주 교수는 “향후 코로나19 치료제가 일반의료보험 체계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오미크론과 같은 대유행이 발생하게 되면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료제 물량을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이를 대비해 국가가 사전에 치료제를 충분히 비축, 공급해 국가적 재난을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변이와 대규모 유행은 코로나19 기간동안 수 차례 발생했으나 이에 대한 규모와 시기는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 대유행은 발생 시 전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므로 무엇보다 충분한 치료제 비축물자를 통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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