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눌린(PGRN:progranulin)을 중심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신경 면역 치매 치료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타우, β아밀로이드와 같은 병리단백질을 타겟으로 한 치매 (항체)치료제의 개발이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처럼 뇌의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를 정상화하는 기전으로 한 치매 치료제 개발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연구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생명공학기업 알렉터(Alector)는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해 PGRN을 상승시키는 단일 클론 항체 AL001과 AL101을 공동 개발한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공표했다.
PGRN은 뇌의 면역 활동의 핵심 조절제로서, 치매 치료제 개발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유전자 검증 표적물질 중 하나다. PGRN는 뇌의 면역 반응, 리소좀 기능, 뇌 신경 생존 등을 조절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PGRN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PGRN의 반가불충분성(haploinsufficiency)으로 인한 염증과 세포 손상, 종양 등을 일으키는데, PGRN의 유전자 중 한쪽에서만 생긴 돌연변이는 PGRN 수치를 절반 이상 감소시키고 이는 전두측두엽 치매(FTD)로 발전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FTD 뿐만 아니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신경 퇴행성 질환은 PGRN의 감소와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다.
국제 학술지 JAM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PGRN 돌연변이 매개체를 관찰한 신경영상에서 전두엽과 측두엽에서 다양한 수준의 비대칭적인 위축이 관찰됐으며 이는 광범위하게 분포된 백질 병변(WML)과 관련 있다.
또한 C9(9번염색체)·orf72(개방형판독프레임)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에게도 FTD가 생길 위험이 있다. 이는 TDP-43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과 관련이 있으며, 이 또한 PGRN의 돌연변이로 인한 전두측두엽 치매의 특징이다.지금까지 연구자들은 FTD를 야기하는 PGRN 유전자 중 120개 이상의 기능 상실한 돌연변이에 대해 규명해냈다.
이번에 GSK와 알렉터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AL001과 AL101은 PGRN를 분해하는 소르틸린 수용체를 차단해 PGRN의 수치를 상승시키는 새로운 단일 클론 항체이다.
AL001은 현재 프로그래눌린 PGRN 돌연변이로 인한 전두측두엽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연구에 있으며 C9 또는 F72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유증상 FT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중이다. 2021년 하반기에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에 대한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AL101은 현재 1a상 임상 중이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보다 만연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할 목적을 가진다.
GSK의 최고과학책임자 겸 R&D 총괄을 맡고 있는 Hal Barron 박사는 "유전학과 면역체계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다양한 신경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PGRN과 같은 표적의 잠재력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알렉터 연구자들과 협업해 면역 신경 치료의 가능성을 조사해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는 파괴적인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들을 도울 뿐만 아니라 루게릭병, 파킨슨병 ,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탐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