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록테이트, ‘반감기 연장’ 무기로 혈우병 시장 상륙
투여 주기 3.5~5일로 연장…치료 순응도 높여 관절병증에 도움 기대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6-16 14:53   수정 2020.06.16 15:52

혈액응고인자 8인자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신약 엘록테이트(성분명: 혈액응고인자 VIII-Fc융합단백, 에프모록토코그-알파(유전자재조합))가 ‘반감기 연장’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시장에 등장해 주목된다.

사노피는 16일 엘록테이트 출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A형 혈우병 치료 현황 및 엘록테이트의 임상 결과와 치료 혜택에 대해 소개했다.

혈우병은 응고인자의 결핍으로 나타나는 희귀성 질환으로, ‘피가 멎지 않는 질환’이라고 알려진 것처럼 신체 각 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날 경우 정상적으로 지혈이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응고인자의 활성도(%)에 따라 중증(<1%), 중등증(1-5%), 경증(>5%)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국내 A형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은 ‘혈우병성 관절병증’으로, 통증과 운동 제한으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A형 혈우병 환자 중 57.8%가 혈우병성 관절병증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중증에서 발현된다.

혈우병을 잘 관리하려면 출혈이 의심될 때 빠른 시간 안에 결핍된 응고인자를 투여해야 한다. 중증 혈우병 환자에서는 응고 인자의 최저치를 1% 이상으로 유지하는 주기적 보충요법(예방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여기서 치료제의 반감기가 연장되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장점을 보인다. 먼저 투약 주기를 늘려 정맥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부담이 감소하고, 환자의 치료 지속 이행(adherance)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 응고인자 최저 수치를 높게 유지해 갑작스러운 출혈 가능성을 감소시키며, 투약 부담 감소로 인하 더 활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할 수 있다. 치료 순응도가 높으니 치료 결과 또한 높일 수 있다.

엘록테이트는 인간유래 체세포에서 생산된 유전자재조합 Fc 융합단백으로, 혈액응고인자 8에 Fc 단백을 융합시켜 세포 내에서 분화되는 것을 막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순환경로를 이용해 재순환하게 함으로써 반감기를 연장시킨다.

엘록테이트는 중증 A형 혈우병을 가지고 있는 성인 및 청소년,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인 A-LONG, Kids A-LONG과 연장 연구인 ASPIRE를 통해 우수한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먼저 효과 측면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환자에서 일관되게 낮은 연관출혈율을 보였으며, 출혈의 90% 이상에서 1회 내지 2회의 주사만으로 출혈을 잘 조절시켰다.

특히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A-LONG 연구와 소아를 대상으로 한 Kids A-LONG 연구에서 개별 예방요법군의 경우 성인 및 청소년에서 3.5~5일까지, 소아에서는 3.5일까지 투약 간격을 연장시켰다.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약동학적 지표에서는 엘록테이트 50UI/kg 투여 기준으로 성인은 1.6, 소아는 1.3배 가량 반감기가 연장됐다.

관절 건강의 개선도 나타냈다. A-LONG 연구 시작 시점, ASPIRE 연구 시작 시점, 각각 1년 및 2년 뒤에 혈우병 관절건강점수(mHJHS)를 측정한 결과, 기저치와 비교해 지속적으로 점수가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안전성은 어떨까. 3가지 임상 모두에서 중화항체 발생 건수는 한 건도 없었고, 치료와 연관된 중대한 이상사례(아나필락시스, 혈전, 중대한 과민반응 등)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영실 교수는 “혈우병성 관절병증 예방을 위한 A형 혈우병 예방요법의 표준 지침은 주 3회 25~40IU/kg 응고인자 제제를 정맥 주사하는 것인데 잦은 투여로 치료 순응도가 낮고 소아 환자는 정맥 투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치료의 난제 해소를 위해 개발된 엘록테이트 같은 반감기 연장 제제는 잦은 투여 부담을 덜어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키고, 높은 혈중 응고인자 농도를 유지해 관절 건강 보호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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